대세는 아이유와 브렌트유?

가수 아이유와 국제 유가의 공통점은? 나날이 인기와 몸값이 오름세를 보인다는 점이다.

물론 넌센스 문제이긴 하지만, 아이유의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고, 국제유가 치솟는 모습을 보면 틀린 말도 아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해 국제 유가에 대한 분석을 아이유와 비교해 내놓은 보고서가 눈길을 끌고 있다.동양종금증권은 27일 '대세는 아이유와 브렌트유?'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유종 중 하나인 브렌트유와 WTI(서부텍사스원유)의 위상을 비교 분석했다.

이 증권사 이승제 애널리스트는 "원자재 시장에서 대적인 라이벌 지수(가격)가 존재한다. 바로 원유시장의 WTI 와 브렌트유 가격"이라며 "예전에는 이들 유종의 가격이 비슷했지만, 최근에는 브렌트유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졌다"고 전했다.

WTI는 미국 원유시장의 벤치마크 가격지수이며, 브렌트유는 유럽시장의 대표적 가격지수다. 아프리카, 호주, 남미 등 생산자들이 벤치마크한다. 생산량 기준으로는 브렌트가 가장 넓은 지역에서 사용되며 그 뒤로 두바이유, WTI 순이다.그는 "양질의 원유로 평가되는 WTI 가격이 조금 더 높게 형성되어 온 특징이 있지만 대부분 기간동안 그 프리미엄이 3달러 이상을 보인 적은 거의 없었다"며 "하지만 최근 이들 두 라이벌의 관계가 드라마틱하게 역전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상대적으로 할인되어 온 브렌트유 가격이 WTI 를 앞질렀고, 그것도 매우 큰 차이가 벌어졌다는 것. 26일 기준 WTI 가격은 배럴당 112달러, 브렌트유는 124달러다.

브렌트유의 강세원인은 1차적으로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유럽 공급우려 때문이다. 미국 재고증가로 인한 WTI 의 상대적 약세도 요인이다.이를 반영하듯 브렌트유를 기준으로 하는 국가나 기업들도 늘어났다. 말레이시아 국영 석유기업인 페트로나스는 자국 수출원유의 벤치마크 유가로 기존 타피스(Tapis)에서 브렌트유로 변경했다. 미국의 항공업체인 델타 에어라인마저 제트퓨얼(Jet-fuel) 헤지를 글로벌 가솔린 가격과 제트연료 가격을 잘 반영한다는 이유로 WTI 에서 브렌트유로 바꿨다.

이 연구원은 "아시아 국가들이 브렌트유를 기준으로 삼는 추세가 지속되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WTI 의 기반이 옅어질 것"이라며 "그러나 단기적으로 WTI 의 위상이 그렇게 빨리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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