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스토리] 삼성·현대車· '밀착 보좌'…등뒤에 바짝-LG·GS는 '부를 때만'…되도록 멀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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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의 그림자' 대기업 비서팀지난 21일부터 삼성전자 서울 서초사옥으로 정기 출근하고 있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옆에 항상 따라붙는 사람이 있다. 170㎝ 키에 40대의 호남형인 이 사람은 가끔 김순택 삼성미래전략실장,이재용 삼성전자 사장보다 이 회장의 지근거리에 서 있기도 한다. 삼성 직원들 사이에서도 '과연 누구일까'란 궁금증이 나올 정도다. 그는 다름 아닌 이 회장의 비서팀장인 김원택 상무(42).작년 초 비서팀장과 수행비서 역할을 맡아 이 회장을 그림자처럼 보좌하고 있다.
근접 동행형
비서 대부분 오랫동안 수행…해외출장 때도 반드시 동행
원격 지원형
회장 스스로 '나홀로' 선호…외부 행사보다 내부 일정 챙겨
주요 그룹 회장들의 '바깥 나들이'가 잦아지면서 김 상무와 같은 그룹 총수의 비서팀장과 수행비서들이 더 바빠졌다. 평소에는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지만 회장들의 동선에는 늘 이들이 있다. ◆"최대한 지근거리에서"…밀착형
보통 비서팀장과 수행비서는 총수와 경영진을 잇는 '소통의 통로'이자 회장의 '자문역','조언자' 역할을 한다. 그룹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다.
삼성과 현대자동차 비서팀장들의 역할은 '밀착형'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이 회장의 비서팀장인 김 상무가 대표적.김 상무는 승지원을 담당하는 비서팀에 오랫동안 몸담았다가 작년 초 상무로 승진하며 비서팀장직을 맡았다. 원래 소속은 삼성전자이지만 지금은 삼성미래전략실 경영지원팀 소속이다. 2002년부터 작년 초까지 비서팀장을 맡았던 전임자 김준 전무와 마찬가지로 김 상무는 출장 등 이 회장의 대외 일정을 챙기고 의전을 주로 담당하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의전을 맡고 있는 이봉재 이사(41)도 비슷하다. 1995년 현대모비스(옛 현대정공)에 입사한 뒤 2001년부터 정 회장의 수행비서로 일하다가 2005년부터 의전을 총괄하고 있다. 당시 35세의 나이로 이사에 오르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정 회장의 아들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대학(고려대) 동기이기도 하다. 정 회장의 지근거리에 있지만 입이 무거운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 이사는) 오랜 기간 수행비서를 하면서 정 회장의 내심을 가장 잘 읽는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전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비서팀도 밀착형 스타일.비서팀장은 SK경영경제연구소 출신 구영모 부장(45)이 맡고 있으며 최 회장의 외부 일정에는 허재훈 과장(36)이 주로 수행비서 역할을 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비서팀장을 10년 가까이 맡고 있는 방수명 상무(47)도 밀착 보좌형이다.
◆"꼭 필요할 때만"…원격지원형비서팀장이나 수행비서 없이 홀로 다니는 그룹 회장들도 많다. 이들 그룹의 비서팀 역할은 외부 행사보다는 내부 일정을 챙기는 데 집중한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비서팀장인 양재훈 상무(48)가 대표적.양 상무는 옛 럭키증권에 입사해 1994년부터 2003년까지 LG 회장실에서 근무했다. 구 회장의 비서팀장을 맡은 건 2009년부터다. LG 관계자는 "구 회장이 대외 행사에도 평소 홀로 다니기 때문에 양 상무 등 비서팀 역할은 내부 현안과 일정을 챙기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도 재계에서 유명한 '나홀로 족'.일상적인 일정은 운전기사와 단둘이 소화한다. 비서는 과장급 한 명만 있으며 공식행사에만 수행한다. 지난 2월 전국경제인연합회 모임에서 회장으로 추대될 때도 수행비서 없이 움직였을 정도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도 별도로 수행비서를 두지 않고 혼자 다니는 스타일이다.
동부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에는 김동성 ㈜동부 부사장이 수행 업무를 맡기도 했지만 따로 비서팀을 두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태명/안정락/조재희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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