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끊기고 화면 정지…지상파 근무태만?

방송 3社 1주일새 번갈아 사고
인터넷에 시청자 항의 빗발
지상파 3사가 모두 1주일 새 방송사고를 냈다. 화면 정지와 음향 사고,잘못된 자료화면 송출 등 사고 유형도 다양하다.

KBS 1TV는 지난 27일 밤 '뉴스 9' 방송 도중 음향이 끊기는 사고를 냈다. 이날 오후 9시13분30초부터 2분30초간 아날로그 TV 사용자들은 소리가 아예 들리지 않거나 음량을 최대치로 키워도 웅얼거리는 소리만 들어야 했다. KBS는 사고 후 '뉴스 9' 클로징 멘트로 "오디오 송출 장치 이상으로 방송에 차질이 빚어졌다"고 사과했다. KBS 관계자는 28일 "뉴스센터의 오디오 장비가 고장나 아날로그 오디오 신호가 끊기는 장애가 발생했다"며 "불편을 겪은 시청자 여러분께 다시 한번 사과드리며,재발 방지를 위해 시스템 점검을 강화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KBS는 앞서 21일 오후에도 프로야구 SK-LG 경기를 중계하면서 10여 차례 화면이 멈추는 방송사고를 냈다.

SBS도 TV · 라디오 · DMB에서 동시에 방송이 중단되는 대형 사고를 냈다. 지난 20일 오후 9시30분께 '생활의 달인' 방송 도중 검은색 화면이 나갔고,약 2분 뒤에는 김연아 선수의 갈라쇼 장면이 전파를 타는 등 총 8분간 정규 방송이 중단됐다. 라디오 · DMB도 같은 시각 방송이 중단됐고 각각 3~4분 후에야 정상화됐다.

SBS는 사고 직후 "당사의 전원 공급 이상으로 인해 방송 송출이 원활하지 못했던 점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는 내용의 자막을 내보냈으나 시스템 불안정은 계속돼 후속 프로그램인 '49일'이 방송되는 동안에도 몇 초간 화면이 떨렸다. SBS 관계자는 "외주 인력이 무정전 전원장치(UPS · 정전시 비상 전력을 공급해 시스템을 보호해주는 장치) 3대 중 1대의 부품을 교체하다가 실수로 정상 가동 중인 UPS의 전원까지 차단하는 바람에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 19일 모델 김유리 씨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동명이인의 사진과 영상을 내보냈다. 보도 직후 트위터에 '뉴스데스크 김유리 자살 리포트 영상에서 멀쩡하게 살아 있는 제 친구 사진과 영상을 쓰셨다'는 멘트가 올라오면서 논란이 확산되자 제작진은 홈페이지 '다시보기' 기능을 멈추게 하고 "동명이인 김유리 양과 김양의 가족에게 누를 끼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처럼 방송 3사가 번갈아가며 방송사고를 내자 시청자들은 '지상파 방송사 사람들의 근무 태도가 너무 느슨해진 게 아니냐'며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박모씨는 KBS '뉴스 9' 사고 후 시청자 게시판에 '시청료를 올리려고 애쓰는 것도 좋지만 기본적인 기술부터 신경 써 주시길 부탁드린다'는 글을 남겼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