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부자는 지금] 고소득자 52% "올해 집 안사면 후회할 것"

한경ㆍ신한銀 '부동산시장 전망' 설문
"집값 오른다" 49% "내린다" 27%
서울 역삼동에 사는 회계사 임모씨(38)는 최근 내집 마련에 나섰다. 연봉 1억2000만원을 받는 그는 역삼동 롯데캐슬 전용 109㎡형에 전세로 살고 있다. 주택 · 주식 · 예금에 고루 투자한다는 원칙에 따라 자산을 관리했지만 올해 초 전셋값이 급등하는 것을 보고 원칙을 바꿨다. 임씨는 "주식 · 예금을 정리하고 주택에 투자할 계획"이라며 "부동산 경기 침체로 아파트 매매가가 바닥을 친 상태여서 올해 아파트를 구입하는 게 이득"이라고 설명했다.

상암동에 사는 직장인 이모씨(35)는 전세 재계약을 앞두고 있다. 집주인이 기존보다 6000만원을 올려 달라고 통보한 상태다. 자신의 연봉 5000만원을 웃도는 금액이라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주택 구입은 미룰 예정이다. 이씨는 "전세금 2억2000만원을 빼면 인근 신도시 아파트를 살 수 있지만 몇 년 후면 아파트 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좀 더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고소득자 '올해 집 사야'서울 강남의 고소득자들은 올해 부동산 시장을 어떻게 전망할까. 한국경제신문과 신한은행이 은행 이용자 2386명을 대상으로 '2011년 부동산 시장 전망'을 설문조사한 결과 연봉 8000만원 초과 고소득자와 연봉 8000만원 이하 저소득자는 다른 시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견해 차이를 보인 것은 주택 구입 시기다. 연봉 8000만원 초과 고소득자의 절반 이상(52.7%)이 올해가 주택 구입 적기라고 답했다. 올 상반기라고 답한 이들이 28.1%로 가장 많았고 올 하반기도 24.6%로 뒤따랐다. 반면 연봉 8000만원 이하 저소득자는 2013년 이후라고 답한 이들이 28.5%로 가장 많았다.

서울 서초동에 사는 약사 윤모씨(33)는 "외환위기 직후 잠실 시영아파트(현재 파크리오아파트)를 아무도 사지 않으려고 했는데 지금은 가격이 몇 배로 뛰었다"며 "장기간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상황인 만큼 앞으로 아파트 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그는 "올해 하반기부터는 가격이 본격적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올 상반기가 아파트를 구입하기에 적합할 것"이라고 답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소득자들은 올해 집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한 응답자(49.3%)가 내릴 것으로 보는 응답자(26.6%)보다 많았다.

◆재건축아파트 주목서울 반포동에 사는 H증권 김모 팀장(39)은 최근 하락세를 보이는 강남 재건축 아파트에 관심을 갖고 있다. 그는 "장기적으로 입지가 좋으면 값은 상승하게 마련"이라며 "아직까지는 신도시 아파트보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값이 오를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 침체로 재건축 아파트 값도 많이 떨어진 상태지만 올 하반기에는 5% 이상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조사에서 연봉 8000만원 초과 소득자들은 향후 '신도시 아파트 값이 오를 것'이라고 답한 이(34.5%)보다 '재건축 아파트 값이 오를 것'이라고 내다본 응답자(66.1%)가 많았다. 반면 연봉 8000만원 이하 저소득자의 38.3%는 신도시 아파트 값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택 공급 방식도 고소득자와 저소득자의 시각이 엇갈렸다. 연봉 8000만원 초과 고소득자는 '재건축 · 재개발을 통해 주택 공급량을 늘려야 한다(28.1%)'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도시형 생활주택(24.6%),임대주택(21.5%),신도시 개발(14.5%),보금자리주택(11.3%) 순이었다. 반면 연봉 8000만원 이하 저소득자는 '임대주택을 통한 주택 공급(29.9%)'을 가장 많이 선호했다. 도시형 생활주택이 25.9%로 뒤를 이었고 재건축 · 재개발은 19.2%에 그쳤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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