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수출 효과'…SK이노베이션, 영업이익 첫 1조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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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 순이익 4배 급증'기름값 논란'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는 정유사들이 1분기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내놨다. 정유사들은 실적 개선의 원인을 설명하면서 기름값 인상보다는 수출 증대가 주요 요인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9일 연결기준 매출 17조841억원,영업이익 1조1933억원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으로 계산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실적에 비해 매출은 40%,영업이익은 195% 급증했다. 순이익도 8533억원으로 181% 늘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올초부터 이어진 중동사태와 일본 대지진 등에 따라 분기 사상 처음으로 수출이 11조원을 돌파한 것이 실적 급증의 바탕이 됐다"며 "원유 가격이 상승하며 정제 마진이 강세를 보인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부문별로는 기술 및 자원개발을 맡고 있는 본사가 석유개발사업이 5분기 연속 최대실적을 기록한 데 힘입어 매출 3394억원,영업이익 1482억원을 나타냈다. 정유부문 사업 자회사인 SK에너지는 회계 방식 변경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3000억원 이상 급증,매출 12조2422억원,영업이익 7132억원을 거뒀다.
SK종합화학과 SK루브리컨츠도 제품 가격이 급등하며 각각 영업이익이 2429억원,890억원에 이르렀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과거 기업회계기준(K-GAAP)으로 최대였던 2008년 3분기의 7322억원에 비해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났다"면서 "단 재고자산 변경효과가 있는 데다 순이익으로 잡혔던 루브리컨츠 이익이 영업이익으로 포함되는 영향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에쓰오일도 이날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56.6%,1017.9% 급증한 6조8188억원,6467억원을 나타냈다. 순이익도 420.7% 늘어난 5458억원을 거뒀다. 회사 관계자는 "수출금액이 34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5% 증가했다"며 "정유 부문 내수 영업이익은 전체에서 4분의 1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이날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의 주가는 실적 발표에 따른 기대 소멸과 주식시장 부진이 겹치며 각각 7.20%,4.49% 하락한 23만2000원,15만9500원으로 마감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