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세기의 로열웨딩] 英 왕실, 1차 대전 중 反獨감정 거세져 독일식 이름서 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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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저 왕조 유래는

고대 로마의 지배 이후 영국에선 각종 왕조가 잇따라 들어서며 1000년 이상 지배해 왔다. 9세기 후반 웨섹스 왕조와 데인왕조를 거쳐 섹슨,노르만,플랜타지네트,랭커스터,요크 왕조가 명멸해간 것.15~17세기 튜더왕조에 이르면 영국에서 왕권이 본격적으로 확립된다. 이후 스튜어트 왕조와 하노버 왕조를 거쳐 지금 영국 왕실을 구성하고 있는 윈저 왕조가 등장한다.

하노버 왕조의 마지막 왕인 빅토리아 여왕이 사망한 뒤 등장한 작센코부르크 왕조가 오늘날 윈저 왕조의 전신이다. 빅토리아 여왕이 독일의 중소 귀족 가문인 작센코부르크고타 출신 앨버트공(公)과 결혼한 뒤 낳은 자손들은 부계 혈통을 따르는 당시 관례대로 작센코부르크 왕조 소속이 됐다. 자연스럽게 1901년 즉위한 에드워드 7세와 1910년 즉위한 조지 5세는 작센코부르크 가문의 이름으로 영국을 다스렸다. 하지만 1917년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영국에서 전쟁 상대국인 반(反)독일 감정이 거세지면서 왕실은 왕가의 이름을 독일식 '작센코부르크'에서 영국식 '윈저'로 개명하게 된다. 1917년 7월 반포된 조지 5세 어명에 의해 "빅토리아 여왕의 모든 남자 후예는 윈저 왕가의 일원이 될 자격을 얻는다"고 규정됐다.

1952년 즉위한 엘리자베스 2세의 경우,여왕의 자손은 부군 가문에 소속된다는 전례를 뒤집으며 윈저왕조의 범위를 넓혔다.

여왕은 추밀원 공식선언을 통해 "나와 내 아이들을 윈저 왕가의 일족으로 명명하고,내 후손들의 성(姓)을 윈저로 할 것을 명령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자손들은 윈저 왕조의 일원으로 분류되고 있다. 윈저 가문 출신 왕족 중에는 극적인 인생사를 보여준 인물들도 적지 않다. 에드워드 8세는 미국 출신 유부녀와 결혼하기 위해 1936년 즉위 11개월 만에 왕위를 포기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