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공일 "대기업 때리기는 자해행위"

"상생문화 조성이 정부 할 일"
사공일 한국무역협회 회장이 정부의 '대기업 때리기'에 대해 국가 경제를 갉아먹는 '자해행위'라고 일침을 놨다.

사공 회장은 지난달 28일 무역협회 제주도사무소 개소식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무조건적인 동반성장을 강요하는 게 아니라,동반성장이 이뤄질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주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두 달간 중소기업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직접 듣고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전국 11개 무협 지부를 돌아봤다.

사공 회장은 "이번에 각 지역 중소기업 대표를 만나 그들의 실질적인 고민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며 "그러나 중소기업은 중소기업대로,대기업은 대기업 나름대로 고민이 있기 때문에 한 쪽 의견만 듣고 대기업을 규제하는 것은 중소기업에도 이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기업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부당한 행위를 했다면 공정거래위원회 차원에서 해결하는 것이 옳다"며 "대기업을 적대시하거나 법으로 강요하려고 하면 장기적으로 대기업이 살 길이 없어진다"고 덧붙였다.

사공 회장은 중소기업들의 고민이 금융위기 직후 금융문제에서 최근 원자재 수급문제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그는 "중소기업에 원자재를 공급하는 대기업은 공급가 안정을 위해 할 일이 많다"며 "그러나 중소기업들도 규모의 경제라는 개념에서 물량이 많기 때문에 수출가격이 국내 공급가보다 낮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 등은 서로 이해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대 · 중소기업 간에 신뢰하고 이해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국이 진정한 선진국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제주=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