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강국을 향해…한국판 DHL 키우자] (1) 한국산 휴대폰ㆍ자동차ㆍ전자제품 수송, 외국 물류기업이 '싹쓸이'

한국 물류산업 현주소

세계 7위 수출국의 굴욕
한국 물류 경쟁력 23위…日ㆍ대만ㆍ홍콩에 뒤져
통관ㆍ화물 추적서 낮은 점수
세계무대에서 우리나라의 물류 경쟁력은 어느 정도일까. 세계은행이 발표하는 '물류성과지수(LPI)'는 각국 물류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다. 세계은행은 전 세계 155개국의 물류 경쟁력을 2년마다 800명 이상의 국제 물류전문가(글로벌 물류기업의 운영자 또는 대리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 세계은행이 조사한 물류성과지수에서 우리나라는 이탈리아 다음으로 23위를 차지했다. 홍콩(13위),싱가포르(2위),일본(7위),대만(20위) 등 경쟁관계에 있는 나라들에 비해 물류 경쟁력이 한참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됐다. 세계에서 물류 경쟁력이 가장 높은 국가는 독일이었다. 세계은행은 이 보고서에서 세계 주요국의 물류 역량을 평가하면서 예측 가능하고 효율적인 운송 루트와 물류 프로세스를 제공하고 있는 국가가 기술 진보와 더불어 경제자유화,해외시장 접근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1위를 차지한 독일은 통관절차의 효율성과 고도화된 물류 인프라는 물론 경쟁력 있는 글로벌 물류기업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물류 역량을 가진 나라로 평가받았다. 물류 경쟁력이 곧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져 세계 최고의 수출대국으로 자리매김하는 원동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분야별로도 우리나라는 통관 26위,국제운송 15위,물류품질 23위,화물추적 23위,정시성 28위를 기록했다. 해운 · 항공을 중심으로 한 국제운송 분야는 10위권이었지만,국내 물류기업의 경쟁력을 판단할 수 있는 통관과 정시성 부문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전체 순위가 떨어졌다.

세계은행은 상위권 국가일수록 자국 물류기업의 해외 진출이 활발하고,해외 투자를 이끌 수 있는 기반이 잘 갖춰져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그렇지 않은 국가들의 경우 자국 물류기업의 낮은 경쟁력으로 인한 서비스 한계,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미흡 등이 대표적인 물류 장애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성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실장은 "이 보고서의 결과로 볼 때 우리나라 물류는 통관절차 등 제도 개선과 함께 국내 물류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

특별취재팀 : 김철수 차장,김동민 차장,박동휘 · 임도원 기자

공동기획 : KMI·한국해양수산개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