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600만 관중 시대] SK와이번스, 에버랜드ㆍCGV와 경쟁…SK야구장은 놀이터다

국내 프로야구 최강자인 SK 와이번스의 홈구장인 인천 문학구장은 야구팬들이 가장 가보고 싶어하는 구장 중 하나로 꼽힌다. 스포츠(sports)와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의 합성어인 스포테인먼트의 산실로 꼽히는 문학구장에는 어떤 즐거움이 있기에 팬들의 발길을 이끄는 걸까.

◆야구장은 놀이터,선수는 엔터테이너SK는 2007년부터 '야구장은 놀이터,선수는 엔터테이너'라는 컨셉트 아래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스포테인먼트를 마케팅 캐치 프레이즈로 내걸었다. "우승보다 두 배 관중이 좋다"는 구호도 나왔다.

스포테인먼트 도입 첫해 창단 첫 우승을 기록한 구단은 이듬해 '우리의 경쟁 상대는 CGV,에버랜드'라는 구호 아래 스포테인먼트 공간 혁신에 나섰다. 가족,친구,연인,동료 등 함께 오는 동반자들에 따라 다른 관람 형태에 착안,각각의 성향에 맞는 좌석과 시설을 구축했다.

어린이를 둔 가족 팬 및 연인 팬을 위해 국내 최초의 잔디밭 관람석인 그린존을 갖췄으며,관중과 선수들의 친밀도를 높이기 위해 관중석을 1 · 3루 더그아웃 가까이까지 끌어내렸다. 외야에는 삼겹살을 구워 먹으며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바비큐존도 만들었다. 응원하며 땀을 흘리는 여성 관중을 위해 화장을 고칠 수 있는 전용 파우더 룸을 비롯해 연인끼리 관람하는 홈런 커플존,기업 고객 등을 위한 스카이박스도 마련했다. 구장 옆에 만든 새싹야구장에서는 아빠와 아들이 경기 시작 전 공을 서로 주고받는 캐치볼을 할 수도 있다.

2007년 두 곳에 그쳤던 음식점도 지난해 열 곳으로 늘었다. 김성용 매니저는 "핵심 타깃은 가족,여성,어린이이며 서브 타깃으로는 친구,연인,동료 등 동반자 유형의 관람자로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입장 수입도 급증

스포테인먼트를 내세우면서 관중도 크게 늘었다. 2007년 첫해 60만명을 처음으로 넘긴 데 이어 해마다 10만명가량 숫자가 불어났다. 지난해엔 최초로 90만명을 돌파하며 98만3886명을 찍었다.

입장 수입도 크게 증가했다. 2007년 첫해 수입은 17억1000만원으로 한 해 전에 비해 100% 늘었으며,2008년엔 25억원으로 불었다. 2009년 37억4000만원에 이어 지난해엔 60% 급증하며 처음으로 60억2000만원을 기록했다. 이전 최고 기록은 2위에 올랐던 2003년의 12억4000만원이었다. 성적도 함께 치솟았다. 2007년 창단 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으며,이듬해인 2008년 2연패에 성공했다. 2009년엔 7차전 접전 끝에 준우승에 머물렀지만,지난해 다시 삼성 라이온즈를 꺾고 3회 우승을 달성했다.

◆올해부터 초가 정자,외야 파티덱 신설

SK는 지난해부터 환경 보호에 무게를 둔 그린 스포테인먼트를 펼치고 있다. 올해부터는 바비큐존에서 필요한 전력을 지붕의 태양광 전기로 활용하고 있으며,외야 및 주차장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해 전체 전력의 30%를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내년까지는 7억원을 들여 각종 조명을 LED(발광다이오드)로 바꿀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선수들이 재생 섬유로 만들어진 그린 유니폼을 입고 홈경기를 갖는 행사도 갖고 있다. 녹색생활을 강조하기 위한 취지로 한 시즌에 6번씩 열리는 경기 땐 관중들도 그린 티셔츠를 입는다. 프리미엄 좌석을 늘리는 등 팬들을 위한 서비스도 늘리고 있다. 올해부터는 그린존에 초가 정자를 만들어 원두막에 앉아서 야구를 관람할 수 있게 했다. 4,6,8인석으로 된 외야 파티덱은 가족 및 직장인 단체 회식장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스카이박스 내의 의자도 플라스틱에서 쿠션이 있는 제품으로 교체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