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 사살' 이후…'테러와의 전쟁' 새 국면] 작년 8월 은신처 확인…작전 개시 40분 만에 '머리에 총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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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라덴 시신 바다에 '水葬'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국가안보팀이 오사마 빈 라덴의 위치에 대한 단서를 잡은 건 지난해 8월이었다. 이후 확인 작업에만 9개월이 걸렸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3월부터 국가안보팀과 3월14,19일,4월12,19,28일 등 다섯 차례 회의를 가졌다. 거듭된 확인 과정 끝에 빈 라덴의 은신지가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북쪽 100㎞에 있는 외곽 도시 아보타바드의 비밀기지라는 정보를 확보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아침 마침내 공격작전을 승인했다. 작전은 2일 새벽 개시됐다. 작전 개시와 함께 헬리콥터를 이용한 공격이 이뤄졌다. 이후 미 해군 특수부대(네이비실) 요원들이 투입돼 지상에서 빈 라덴 측과 40여분간 교전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빈 라덴은 사살됐고 미군은 그의 시신을 확보했다. CNN은 정부 고위 당국자의 말을 인용,빈 라덴이 머리에 총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미 정부 관계자는 작전 과정에서 빈 라덴의 아들을 포함해 남성 3명과 여성 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 당국자는 "사망자 중 2명은 빈 라덴을 위해 일하던 급사이고 1명은 빈 라덴의 아들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미 정부 관리들은 시신을 24시간 이내에 매장해야 하는 이슬람 관례에 따라 빈 라덴의 주검을 아프가니스탄으로 재빨리 옮겨 수장했다고 밝혔다. 이슬람 전통에 따르면 무슬림이 사망하면 염(殮 · 주검을 씻고 수의를 입히는 것)을 포함한 간단한 의식을 행한 뒤 24시간 내 매장하게 돼 있다. 미국 측은 시신을 특정 지역에 매장하면 묘지가 알카에다 세력에 알려져 '테러리스트들의 성지'로 변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바다에 수장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알카에다 추종세력이 빈 라덴의 주검을 탈취할 수 있음을 우려해 수장한 곳이 어느 바다인지도 언급하지 않았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