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빈 라덴 사살' 이후] 사르코지 "정의가 실현됐다"…캐머런 "위험 끝난 것 아니다"

각국 정상 "환영…보복 우려"
테러조직 알카에다 지도자이자 9 · 11테러의 배후 인물인 오사마 빈 라덴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한 영국 프랑스 이스라엘 등 서방 국가들은 환영과 축하의 뜻을 전하면서도 테러 조직의 보복 공격을 우려했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2일 성명에서 빈 라덴이 9 · 11테러를 비롯해 세계 역사상 최악의 테러행위에 책임이 있음을 지적하면서 그의 사망 소식에 세계인들이 큰 안도감을 느낄 것이라고 밝혔다. 캐머런 총리는 "그가 더 이상 세계를 상대로 테러 작전을 전개할 수 없게 된 것은 엄청난 성과"라면서도 "빈 라덴의 죽음으로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극단적 테러분자들의 위협이 끝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평화 세력이 성공을 거뒀다"며 "빈 라덴은 무고한 수천 명의 죽음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전 지구적인 테러와의 전쟁에서 중요한 사건으로 희생자들에게는 정의가 실현된 것"이라며 "빈 라덴은 증오 이데올로기의 주창자이자 이슬람 국가들을 포함해 세계적으로 수천 명의 목숨을 앗아간 테러 조직의 지도자였다"고 지적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도 프랑스 2TV 인터뷰에서 "빈 라덴의 죽음을 이끌어 낸 미국의 군사작전에 축하를 보낸다"고 말했다. 라가르드 재무장관은 빈 라덴 제거는 미국이 아직도 아물지 않은 9 · 11테러의 상처를 치유하는 하나의 방법이라면서 이번 소식으로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벨기에 정부는 이날 빈 라덴을 제거한 오바마 행정부에 축하 인사를 건넸다. 스테픈 파나케레 벨기에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과 그의 행정부에 축하한다"고 말했다. 이어 "9 · 11테러를 저지른 빈 라덴의 제거는 테러와의 전쟁에서 매우 역사적인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이스라엘 정부도 빈 라덴 사살은 '정의의 승리'라며 크게 반겼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은 빈 라덴 제거에 따른 기쁨을 미국민과 함께 나누고 있다"며 "이번 작전은 테러리즘에 함께 맞서 싸운 국가들의 공통적인 가치뿐만 아니라 정의 자유가 거둔 승리"라고 환영했다. 존 키 뉴질랜드 총리는 빈 라덴이 사라졌다고 해서 테러활동이 즉각적으로 종말을 고하지는 않겠지만 이제 빈 라덴이 없는 더 안전한 세상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알카에다의 최고 지도자였던 빈 라덴의 사망이 보복 공격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제기됐다.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알카에다 연계조직 등이 엄청난 보복 공격을 감행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향후 며칠간은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다노 유키오 일본 관방장관도 "테러 위협이 여전히 심각해 알카에다의 활동을 주시해야 한다"며 "일본 정부도 테러 대책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독일은 이날 자국민에 대한 해외 여행 경보를 발령했다.

장성호/강유현/정성택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