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비리에도 '우량' 저축銀 예금 빠져

저축銀 불신 팽배
제일저축銀서 560억 찾아가
금감원 "개인 비리일 뿐"
서울 가락점 등 6개 지점을 둔 제일저축은행의 간부가 억대 뇌물을 받고 600여억원을 대출해준 사실이 검찰 수사 결과 3일 드러났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놀란 예금자들이 몰려들어 이날 하루에만 560억원 가량의 예금이 빠져 나갔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제일저축은행 검사에 착수하는 한편,이번 사건은 개인 비리일 뿐 자기자본비율이 80%를 넘는 '우량' 제일저축은행에는 큰 문제가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형사2부(부장검사 지석배)는 1억8000여만원의 금품을 받고 자신의 초등학교 동창이 대표이사로 있는 부동산개발업체 시너시스 등에 600여억원을 대출해준 유모 제일저축은행 전무(50)를 금품수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대출을 받은 시너시스 대표 공모씨(50)도 금품 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유 전무는 2006년 11월부터 지난 2월까지 공 대표로부터 1억4000만원 상당의 상품권과 해외여행 경비 4100여만원 등 1억8000여만원의 금품을 받고 대출 편의를 봐준 혐의를 받고 있다.

최근 저축은행 예금자들의 불안감이 커진 상황에서 검찰 기소 사실이 알려지자 이 저축은행 6개 지점에는 맡겨 놓은 예금을 찾으려는 고객들이 몰렸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막연한 불안감에 돈을 찾아가면 사태만 악화돼 오히려 피해를 본다"고 자제를 당부했다.

류시훈/이고운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