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美서 '폭풍 질주'…징검다리 연휴에도 특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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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반떼 효과…美점유율 '魔의 10%' 돌파 초읽기
뛰어난 연비
아반떼, 4월 판매 2만대 넘어…쏘나타·쏘렌토·쏘울도 '씽씽'
밀려드는주문
현대차, 휴일 잊고 잔업까지…부품업체도 공장 '풀가동'
'이번엔 아반떼 효과까지 봤다. '
현대 · 기아자동차의 북미 질주가 거침없다. 지난달에는 미국 시장에서 10만8828대를 판매하며 시장점유율 9.4%를 기록,마(魔)의 10% 선에 바짝 다가섰다. 현대차 아반떼(미국명 엘란트라)는 지난달 처음으로 월간 판매량 2만대를 넘어서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현대 · 기아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밀려드는 주문을 대기 위해 5일부터 10일까지 이어지는 징검다리 연휴에도 대부분의 공장에서 특근을 실시한다.
◆고유가 바람 타고 아반떼 '훨훨'
지난달 현대 · 기아차가 미국 시장에서 역대 최다 판매량을 달성한 데는 현지공장에서 생산되는 아반떼와 쏘나타의 힘이 컸다. 현대차는 고유가로 인해 미국에서도 연비가 뛰어난 차량들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것을 감안,아반떼 등 중소형 모델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전략은 주효했다. 아반떼는 지난달 전년 동기 대비 129% 늘어난 2만2100대가 판매됐다. 지난 3월 판매량(1만7798대)과 비교해도 24% 많다. 회사 관계자는 "1991년 미 시장에 '엘란트라'라는 이름으로 처음 선보인 이래 20년 만에 월 판매량 2만대를 돌파하는 쾌거를 거뒀다"고 강조했다. 꾸준한 베스트셀러 쏘나타도 지난 3월에 이어 2개월 연속 미국 판매량 2만대를 넘어서며 시장경쟁이 가장 치열한 중형차 시장에서 호조세를 이어갔다. 기아차의 쏘렌토R(미국명 뉴쏘렌토)과 쏘울 등도 각각 1만대 이상 팔리며 시장점유율 9%대 진입을 도왔다.
일본 지진 영향으로 경쟁업체들이 부품난을 겪고 있는 것도 현대 · 기아차의 질주를 도왔다. 도요타는 지난달 미 시장에서 판매 증가율이 1%에 불과했고,혼다와 닛산도 각각 10%와 12% 늘어나는 데 그쳤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판매가 40%와 57%씩 증가하며 독주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2008년 제네시스 출시에 이어 최근 에쿠스까지 내놓으며 브랜드 이미지도 높이고 있다"며 "프리미엄급 차량과 중소형 모델들이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밀려드는 주문에 휴일도 없다"
현대 · 기아자동차는 현지 딜러(판매업체)들의 차량 주문이 많아 미 공장이 연일 특근에 나서고 있는 데 이어 국내 공장도 휴일을 반납한 채 생산라인을 가동한다. 울산공장 등은 5일 어린이날부터 10일 석가탄신일까지 엿새짜리 징검다리 연휴에도 특근에 돌입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6일 전 공장이 정상 근무를 하고 토요일인 7일에도 평일과 똑같이 8시간 근무와 2시간의 잔업을 실시한다. 회사 관계자는 "일요일인 8일에도 특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은 엑센트와 벨로스터를 생산하는 울산 1공장, 아반떼와 i30를 만드는 3공장,제네시스 에쿠스 투싼 등을 생산하는 5공장에서 특근이 이뤄진다. 기아차는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가 치솟고 있는 중형차 K5 등의 주문량을 대기 위해 휴일 특근 체제에 들어간다. 회사 관계자는 "K5는 지금 주문해도 최소 2~3개월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물량이 달린다"며 "모처럼 연휴를 맞았지만 공장을 풀가동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K5를 생산하는 화성 3공장은 8~10일 특근과 정상 근무를 실시한다.
현대 · 기아차에 부품을 대는 계열사도 바빠졌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핵심 부품인 모듈을 납품하고 있어 현대 · 기아차가 공장을 가동하면 현대모비스 공장도 함께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만도와 경신,인팩 등 1차 협력사들도 오는 7일 특근을 할 계획이다.
안정락/최진석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