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 개각] MB노믹스 '마무리 투수' 박재완 "서민생활 안정·일자리 올인"

● 제3기 관리형 경제팀 구축

"거시지표와 체감경기 간극 줄일 것"…재경부 "호흡 많이 맞춰봤다" 환영
이명박 정부의 세 번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된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의 첫마디는 '서민생활과 일자리 창출'이었다. 박 내정자는 6일 저녁 서울 밀레니엄힐튼 호텔에서 기자와 만나 "참으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서민생활 안정과 일자리 창출에 사심없이 올인하겠다"고 답했다.

◆"총대 메고 가겠다"박 내정자는 현 정부 출범에 직접 관여한 공신그룹의 핵심 멤버다. 국정과제에 대한 종합적인 기획과 입안을 도맡아 대통령으로부터 신임이 두텁다. 대통령 의중을 누구보다 잘 안다. 물가 불안 등 다급한 국정 현안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 내정자는 이날 "청와대 참모 출신인 만큼 (인사권자가)한번 일을 하라고 맡기면 아무리 가시밭길이라 해도 마땅히 총대를 메고 가야 할 상황이라고 본다"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박 내정자는 관료 출신이지만 대학 교수와 정치인 등 두루 경력을 쌓았다. 실무와 이론에 밝다. 행정고시(23회)를 거쳐 16년간 감사원,재무부 등에서 관료를 지냈다.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정책학)를 취득한 후에는 관료 생활을 접고 성균관대에서 교수를 지냈다. 이후 국회의원(제17대)을 거쳐 청와대 국정기획수석과 정무수석을 지내는 등 당 · 정 · 청의 모든 분야를 두루 섭렵해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통한다. 한때 시민단체 간부(경실련 정책위원장)까지 경험한 정책 전문가다. 스타일은 전형적인 일벌레 형이다. 몸을 사리지 않는 성실함과 빈틈없는 일처리는 자타가 공인한다. 대통령 인수위원회 시절에는 사무실에 야전침대를 놓고 생활했다. 17대 국회에서도 '공부하는 국회의원'으로 소문이 자자했다.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이 된 뒤에는 세종시 수정과 4대강 문제를 주도했다. 하지만 세종시 문제는 야당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쳐 수정안을 관철시키지 못했다. 4대강 문제에서는 강한 추진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마무리 투수 역할에 주력박 내정자는 경제팀 수장답게 '팀워크'를 강조했다. 그는 "거시지표와 체감경기의 간극을 줄이고 부처 간 칸막이를 낮춰 팀워크를 살리고 일사불란하게 일하겠다"며 "10년 앞을 내다보고 경제 체질을 다지는 일에 열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뜨거운 머리와 찬 가슴을 조화시키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물가 불안과 대 · 중소기업 동반 성장 등 남은 국정 현안을 경제 수장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해 차질없이 수행하겠다는 것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집권 후반기인 만큼 새로운 정책을 펴기보다는 기존 정책을 원활히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박 내정자가 관리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마무리 투수로서 역할을 무난히 해낼 것"으로 기대했다. 다른 관계자는 "고용노동부 장관을 하면서 경제팀의 일원으로 현 윤증현 재정부 장관과 정책회의 등을 통해 호흡을 많이 맞춰봤기 때문에 현 경제팀의 정책기조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분"이라며 "급작스런 정책변환 같은 것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경제팀장 역할 잘 해낼까박 내정자는 현 정부 3기 경제팀의 수장을 맡게 됐다. 과거 당 · 정 · 청을 거치면서 쌓아온 풍부한 노하우 등을 살려 경제팀을 이끌고 나가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평가다. 행시는 김석동 금융위원장(23회)과 동기이고,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각각 22회)보다는 한 기수 후배다. 하지만 특유의 친화력과 합리적인 업무 스타일로 경제팀의 팀워크와 조화를 이끌어내는 데 별 어려움이 없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최 장관이나 김 위원장처럼 캐릭터가 강한 장관들을 아우르며 경제팀 수장으로서 정책을 총괄 지휘하기는 다소 대가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종태/주용석/서보미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