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락…100달러 밑으로

[0730]국제유가가 1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유럽 금리인상 지연과 이에 따른 달러강세,미국 고용상황 악화 등이 유가를 끌어내렸다.

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에 비해 9.44달러(8.6%) 폭락한 배럴당 99.8달러를 기록했다.WTI가격이 100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일본 지진으로 수요감소가 예상됐던 지난 3월 중순 이후 처음이다.유가하락은 유럽이 금리인상 시기를 늦출 것이란 전망이 나온데 따른 것이다.시장은 이날 장 끌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6월 금리인상을 시사하는 발언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그러나 트리셰 총재는 “적절하다고 판단될 때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강한 경계(strong vigilance)’란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이 표현은 트리셰가 ‘금리를 올리겠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줄 때 사용해왔던 것이다.이 말이 나오지 않자 시장은 트리셰의 발언을 ‘6월 금리인상이 물건너갔다’는 것으로 해석했고 유로화는 큰폭으로 하락했다.

유로화 하락은 달러강세로 이어졌다.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의 평균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1% 이상 올랐다.원유는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강세는 곧 유가하락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미국의 고용불안과 이에 따른 석유수요 감소 전망도 유가를 끌어내리는데 일조했다.미국 노동부는 4월29일 마감된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 대비 4만3000건 증가한 47만4000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이는 작년 8월 중순 이후 가장 많이 증가한 것이다.미국의 고용상황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자 향후 석유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며 유가하락을 부추겼다.미국 노동부는 고유가가 고용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유가급등으로 기업들이 감원에 나섰기 때문이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