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눈] '쏠림현상'에 대한 경계

코스피지수가 가격부담 속에 속락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조정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는 만큼 신규 진입은 좀더 지켜본 뒤 결정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시 조정의 기저에는 일부 대형주 위주의 '쏠림현상'에 대한 경계감과 향후 경기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가격 상승에 따라 국내 증시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10.6배까지 상승했다"며 "다른 증시와 비교해 주가수준 매력을 주장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단계에 진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시즌이 마무리되 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미국 경제지표로 향할 가능성이 높지만, 경제지표나 고용지표의 시장 예상치를 감안하면 이들이 상승동력으로 작용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실제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건수가 전주보다 4만3000명 늘어난 47만4000명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8월 중순 이후 최고치이자 시장전문가들의 추정치인 41만명을 상회한 수준이다.

국제 유가도 100달러를 하회했다는 소식에 증시는 더욱 낙폭을 확대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6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9.44달러(8.6%) 폭락한 배럴당 99.8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부 이사는 "최근 일부 대형주 '쏠림현상'에 대한 경계심리가 살아나고 PIGS(포르투갈·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의 채무재조정 이슈 등 대외악재도 되살아날 가능성이 커지면서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달말께로 예상됐던 지수조정이 앞당겨지고 있는 만큼 신규로 주식을 매수하는 것은 다소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조병현 연구원도 "최근 들어서의 증시 상승은 대형주가 이끌었다"며 "그러나 자동차와 화학 등 일부 대형주들의 조정과 함께 증시가 조정국면에 들어서고 있는 상황이라면 자연스럽게 소형주로의 관심 이전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될 수 있다"고 전했다.

반면 국내 증시의 조정이 단기간에 마무리되고 이달 중순 이후 재상승을 기대해 볼 만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엄태웅 부국증권 연구원은 "환매가 지속되면서 차익실현을 위한 투신권의 매도세가 이어져 국내 증시는 숨고르기를 하는 모습이지만, 외국인의 매수세가 줄어들거나 매도세로의 전환은 아직 멀었다"며 "원·달러 환율은 아직 금융위기 이전보다 높고 국내기업의 주당순이익(EPS)가 기업실적으로 바탕으로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상승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최근 주도주의 탄력둔화와 증시의 조정세는 급등 피로감이 주요인이고, 이는 단기 기간조정의 빌미를 제공할 수는 있지만 주가수준이 금융위기 당시와는 다른 양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달 중순 이후 재상승이 기대된다는 판단이다.

한편 코스피지수는 자동차와 화학 등 주도주 약세와 함께 사흘째 하락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56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9.34포인트(1.35%) 내린 2150.87을 기록 중이다.
미국 증시 급락 영향으로 코스피지수는 1%대 하락해 장을 출발했고, 이후 낙폭을 키워 한때 2150선을 밑돌기도 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