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인 코리아] "삼성 서브 브랜드 필요…기아차 K는 秀作"

스튜어트 그린 인터브랜드 亞·太 CEO 방한
스튜어트 그린 인터브랜드 아시아 · 태평양 최고경영자(CEO · 49 · 사진)는 브랜드 전략의 핵심이 '좌뇌와 우뇌의 균형'이라고 강조한다. 좌뇌에는 기능적인 측면을 알리면서 우뇌에 감성적인 호소도 함께 전달해야 한다는 게 그의 신념이다.

그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제품의 브랜드는 기능적인 면에 치우쳐 있다"고 지적한다. 포니 워크맨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비해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끈 애플의 성공은 '감성 브랜드'덕이라고 평가한다. 제품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소비자가 얻고자 하는 것 모두를 유기적으로 연결한 것이 애플의 강점이라는 설명이다. 그린 CEO는 서울 남대문로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에서 열린 '인터브랜드 최고브랜드책임자(CBO) 포럼 2011'에 참석하기 위해 최근 방한했다. 그는 기자와 만나 "한국 기업들은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있기 때문에 브랜드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은 휴대폰 메이커라는 브랜드 이미지가 강하다"며 "삼성은 앞으로 하위브랜드(sub-brand)를 만들 필요성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로 진출할 업종에서는 삼성이라는 브랜드의 신뢰도 정도만 가져가는 게 유리하다는 것.

세계 27개국 35개 지사를 둔 인터브랜드는 1974년 설립 이후 코카콜라,소니,BMW 등 글로벌 기업과 브랜드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매년 '글로벌 브랜드 톱100'을 발표한다. 그린 CEO는 한국 대표를 거쳐 지난해부터 아 · 태지역 총괄 CEO직을 맡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현대자동차 등 국내 주요 기업의 브랜드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그는 "삼성,현대차 등 한국의 대표기업들은 그동안 글로벌시장에서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잘 구축했다"며 "특히 기아차의 K시리즈는 비슷한 가격대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바를 가장 잘 표현한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그린 CEO는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 기업들에 대해서는 전망을 밝게 내다봤다. 그는 "중국은 국내 시장이 크고 강도 높은 교육을 받은 인재들이 많다"며 "전자나 자동차 분야에서 하이얼와 비야디 같은 기업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릴라이언스와 타타 등 인도업체는 이미 글로벌 브랜드라고 평가했다. 신흥시장 기업들은 품질 개선 문제가 가장 시급한 해결과제라고 덧붙였다.

인터브랜드의 강점으로 폭넓은 글로벌네트워크를 들었다. 그는 "인도의 한 업체가 브랜드 컨설팅을 요청했는데 인도 외 6개 지사에서 함께 해결방법을 제공했다"며 "여러 나라에 걸쳐 사업을 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브랜딩도 여러 가지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브랜드의 글로벌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특정 지역 소비자의 요구도 만족시켜야 할 필요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