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 전구값 1년만에 절반 '뚝'…시장 열리자 '레드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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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ㆍLG 1만원대 제품 등장삼성LED가 1만원대 LED(발광다이오드) 전구를 8일 내놨다. 국내 시장에 가정용 LED 전구가 등장한 지 1년 만에 가격을 절반가량 낮춘 제품이 나왔다. LG전자가 올 상반기 중 1만원대 제품을 출시하고 세계 조명시장의 큰손인 필립스도 연말께 1만원대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LED조명 시장의 가격인하 경쟁이 한층 격화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필립스도 연말 출시 예정
관련업체 500~600개 달해
외국계-국내기업 경쟁 가열
◆LED 전구 1만원대 경쟁 점화삼성LED가 내놓은 제품은 60와트(W) 백열등 대체용이다. 가격은 1만8900원.같은 크기의 LED 전구가 3만원대에 대형 마트에서 팔리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가격을 크게 낮춘 셈이다. 삼성LED는 이마트,디지털플라자 외에도 홈플러스,롯데마트,전자랜드 등으로 판매 채널을 넓혔다. 삼성LED는 자체 생산한 멀티칩을 사용하고 독자 회로설계를 통해 공정을 단순화해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에 내놓은 LED전구는 소비전력이 7.2W로 2년 정도 쓰면 전구값 만큼의 에너지 절감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명은 2만5000시간으로 기존 프리미엄 LED 전구(5만시간)보다는 짧다.
LG전자도 소비전력이 7~8W급인 제품을 올 상반기에 내놓기로 했다. LG이노텍에서 LED칩을 공급받아 전자제품 대리점인 베스트숍을 통해 전구를 판매하고 있는 LG전자는 2분기 중 1만원대 제품을 출시하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1만원대 신제품 출시로 LED 조명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저렴한 LED 조명 제품 출시는 수요 촉진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를 한국 LED 조명 시장 공략의 원년으로 삼고 있는 필립스도 1만원대를 타깃으로 한 제품을 준비 중이다. 필립스코리아 관계자는 "연말께 60W 백열전구를 대체할 수 있는 고효율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 · 중소기업-외국계 각축
LED는 전압을 가하면 빛을 내는 특성이 있어 '빛의 반도체'로 불린다. 전기 에너지 소모량이 적은 데다 수명이 최대 5만시간에 달해 차세대 조명으로 각광 받으면서 국내 기업들이 속속 관련 시장에 뛰어들었다.
삼성전자와 삼성전기가 합작해 2009년 삼성LED를 세우고 LED칩과 조명사업에 뛰어든 데 이어 포스코가 서울반도체와 손잡고 포스코LED를 설립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그린푸드를 통해 LED조명업체인 반디라이트를 인수하며 조명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업계 관계자는 "LED 조명 관련 업체들이 500~600개사에 이를 정도로 시장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LED 조명 시장에 뛰어든 기업들은 늘어났지만 가격이 최대 5만원에 이르는 LED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하면서 업체들의 부담도 가중됐다. 올초에는 경영악화로 LED 조명업체인 중앙엔룩스가 부도를 낸 데 이어 화우테크놀러지마저 재고 누적으로 적자에 빠졌다. 이 회사는 결국 지난달 동부그룹 계열사인 동부하이텍과 동부CNI에 경영권을 넘겼다.
대기업들이 잇따라 1만원대 제품을 내놓으면서 중소업체들은 비상이 걸렸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LED 가격인하 경쟁이 시작된 셈"이라며 "LED칩을 값싸게 확보할 수 없는 중소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되면서 생존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LEDlight emitting diode · 발광다이오드.전기에너지를 빛 에너지로 바꿔주는 반도체 소자다. 1879년 에디슨이 발명해 인류에게 빛의 혁명을 선사한 백열전구는 물론 형광등을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조명소재로 꼽힌다. 에너지효율은 백열등보다 80% 가까이 높다. 1997년 백색 LED가 개발되면서 조명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이미 TV 광원과 자동차 조명용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