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압력 갈수록 커져…연말까지 금리 한 두 번 더 올릴 듯"

● 한경 이코노미스트클럽 전망

"올해 추가 금리인상 0.5%P 이하" 절반 넘어
"환율 하락 지속…6월 말 1050원·연말 1035원"
한경 이코노미스트클럽 회원 대부분이 오는 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한 것은 물가 불안이 여전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월보다 낮아졌고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110달러대에서 100달러 안팎까지 하락했지만 아직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국제유가 급등 등 공급 측면의 충격은 가라앉고 있지만 수요 측면의 물가 상승 압력은 오히려 하반기로 갈수록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물가 여전히 불안"'5월 경제전망 설문조사'에 응한 19명 중 84.2%인 16명이 기준금리 인상을 점쳤다. 이 중 14명은 0.25%포인트 인상이 적절하다고 답했고 2명은 인상 폭에 대한 언급은 없이 인상 의견만 밝혔다.

송태정 우리금융지주 수석연구위원은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반영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지난달 4.0%로 높아졌고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치 상단인 4.0%를 넘어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재 현대증권 경제분석부장은 "수출 호조를 바탕으로 실물경기 확장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수요 측면의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준금리 동결 전망을 내놓은 3명은 경기 회복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고려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이성권 신한금융투자 선임연구위원은 "경기 선행지수와 동행지수가 2개월 연속 동반 하락하는 등 경기 둔화 조짐이 있다"고 말했다. 고유선 대우증권 글로벌경제팀장은 "추가 금리 인상은 대외 여건을 봐 가면서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연말까지 1~2회 추가 인상

한은이 5월을 포함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몇 차례 더 올릴 것인지에 대해서는 1~2회 인상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응답자의 57.9%인 11명이 1~2회 인상을 점쳤고,5명은 3~4회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이 점진적인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금리 정상화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박형중 우리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올 연말 기준금리는 한은의 하반기 물가 상승률 전망치 3.8%보다 낮은 3.75% 이하가 될 것"이라며 "한은이 3분기까지 기준금리를 한두 차례 올린 뒤 더 이상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말까지 기준금리 인상 폭에 대해서는 0.5%포인트 이하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10명으로 응답자의 52.6%를 차지했다. 6명은 0.75~1%포인트,3명은 0.5~0.75%포인트 인상을 점쳤다. 권영선 노무라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5월을 포함,0.25%포인트씩 두 차례 인상해 연말 기준금리는 연 3.5%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 하락 지속될 전망

원 · 달러 환율은 하락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코노미스트들의 환율 전망치 평균은 6월 말 1059원,12월 말 1035원이었다. 응답자 대부분은 경상수지 흑자와 외국인 투자자금의 국내 유입이 지속되면서 환율이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홍춘욱 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미국 고용 등 경기지표 악화를 근거로 환율이 상승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홍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고용지표 악화는 소비경기 침체로 이어지고 이는 곧 한국의 수출 감소에 따른 환율 상승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1080원대 초반인 현재 환율에 대해서는 한국 경제의 기초 여건에 비춰 적정하다는 의견과 추가로 하락해도 문제없다는 의견이 비슷했다. 수출 경쟁력 유지 등을 위해 환율이 지금보다 높아야 한다는 의견은 없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