技保 "만화ㆍ공연ㆍ컨벤션도 대출 보증해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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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병화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앞으로 만화와 연예기획 분야도 대출 보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
K-POP 등 문화한류 힘 실감
콘텐츠 분야 공공투자 강화
진병화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사진)을 인터뷰하기 위해 부산 기보 사옥을 찾은 8일,그는 사무실을 둘러보고 있었다. 22년 만에 마련한 사옥에 첫 출근한 날이었다. 기보는 부산 문현금융중심지의 첫 번째 입주사로 이날 이사를 마쳤다. 부산에 전국 규모 금융기관의 본점 건물을 짓고 둥지를 튼 것은 기보가 처음이다. 옛 육군정비창이었던 문현동 10만2000여㎡ 부지에는 기보 외에 앞으로 한국거래소,자산관리공사,주택금융공사,증권예탁결제원,한국은행 부산본부,농협 부산본부 등이 입주한다. 기보 사옥 옆에는 이를 위해 63층 높이의 부산국제금융센터 터파기 공사가 한창이었다.셋방살이를 청산하고 내집을 마련한 소감을 묻자 그는 최근의 두 가지 문화 관련 이슈로 답을 했다. 얼마 전 프랑스 파리 시내 한복판에서 K-POP(케이팝:한국 대중가요) 공연을 늘려달라며 시위를 벌인 유럽 청소년,110개 나라에 수출되고 있는 토종 캐릭터인 뽀로로가 그것이다. 진 이사장은 "문화 한류의 힘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앞으로 기보의 중점 지원이 필요한 분야"라고 설명했다.
그는 "취업 기피 현상이 나타나는 제조업과 달리 문화 · 엔터테인먼트는 청년층의 취업열기가 뜨겁지만 수요가 부족하다"며 "기보의 인력과 시스템이 한곳으로 모이게 된 만큼 앞으로 이 분야에 대한 체계적 지원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보는 이를 위해 지난해 게임,애니메이션,드라마,영화 등 9개 관련 콘텐츠의 평가모델을 개발했다. 제조업과 달리 이들은 상품 질이나 수익성 등을 가늠하는 명확한 평가모델이 없어 공공부문의 투자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진 이사장은 상반기 중 공연과 컨벤션,만화 등 3개 부문 평가 모델도 내놓을 방침이다. 그는 특히 만화의 잠재성에 주목했다. 기업 임원들이 '신의 물방울''시마과장' 등을 읽는 등 만화 구독 연령층이 확대되고 있고 학습용 만화 시장도 크게 팽창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그는 "변대규 휴맥스 대표가 하숙생 시절 기보의 지원을 받아 매출 1조원의 휴맥스를 키워냈듯이 숨어있는 만화가나 연예기획사를 키워 히든 챔피언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진 이사장은 "이를 위해 1조9200억원인 지식 · 문화산업 보증 규모를 2013년까지 2조2500억원 수준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보는 이 분야에서 부산시와의 협업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콘텐츠 산업육성을 위한 협약을 맺고 부산시가 200억원을 출자했다.
부산=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