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강국을 향해…한국판 DHL 키우자] (3) 외국기업 유치에 물류가 걸림돌…택배·창고보관 시장까지 '빗장' 풀기로

● (3) 아시아 시장을 잡아라…물류개방 로드맵
아세안 10개국은 2007년 물류서비스 통합 로드맵을 만들어 2008년 역내 수송에 관한 기본 합의서에 서명했다. 아세안 물류 시장 개방 로드맵에 따르면 2013년까지 아세안 역내 항만하역,창고보관,화물 포워딩,물류 부대서비스,택배,포장,통관서비스 등 모든 물류서비스 부문의 규제를 완화해 외국 기업의 진출이 자유로워진다.

이들 국가에서 생산된 제품을 실어 나르는 해상운송도 연안운송을 제외하고는 모두 개방된다. 철도와 도로 부문은 2013년까지 점진적으로 개방돼 외국 기업의 투자가 가능해진다. 물류 시장 개방 2년 뒤인 2015년엔 인구 5억8000만명에 역내총생산(GDP) 1조5000억달러 규모의 거대경제권이 탄생하게 된다. 유럽연합(EU)과 같은 단일 공동체 시장이다. 아세안 국가들이 물류 시장을 개방하기로 한 계기는 뭘까. 지난해 관세자유화 이후 돋보이는 성장세를 보이는 인도네시아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전 세계 17개국 250개의 외국 기업들이 몰려와 인도네시아의 물동량이 크게 늘어났다. 하지만 주요 산업 · 물류 거점엔 공동 물류센터와 대형 항만이 전무한 상태다. 심각한 물류 체증과 비용 증가로 제품 및 물류서비스 경쟁력이 인근 중국과 한국보다 크게 떨어지고 있다. 이는 외국 기업 유치에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세안 국가 가운데서도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등은 도로 등 기본적인 물류 인프라는 물론 물류에 대한 기본 인식조차 형성돼 있지 않은 상황이란 지적이다. 양영철 KOTRA 양곤무역관 지사화사업팀장은 "이들 국가에선 도로 상태가 워낙 나빠 운송업체들이 왕복요금을 받고 있는 데다 하루 이틀 운송기일을 어기는 건 일상화돼 있다"고 전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08년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컨테이너당 수출단가는 1236달러였다. 반면 중국과 일본,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에선 885달러에 불과했다. 인도네시아의 운송물류 비용은 ㎞당 0.35달러로,인근 말레이시아(0.22달러)보다 60%가량 비싸다. 높은 물류비용 탓에 값싼 노동력의 효과가 희석돼 경쟁력을 가질 수 없는 구조다. 이처럼 뒤처지는 물류 경쟁력을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인 시장개방 전략을 세웠다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국가개발부는 총 473억달러를 투자하는 '100대 물류 · 인프라 프로젝트 투자계획'을 세워 지난해 말 한국 등에서 투자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양곤(미얀마)=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