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분양제'로 PF위험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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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ㆍ삼성重ㆍ쌍용 잇단 도입건설사들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대한 지급보증 대신 책임분양제로 시공권을 확보하고 있다.
미분양 많으면 시공사가 매입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부토건 동양건설산업이 헌인마을 PF 대출 등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PF 우발채무에 대한 리스크가 커지면서 책임분양제를 도입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쌍용건설은 올 들어 검토 중인 20여건의 신규 사업을 책임분양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대규모 자금조달이 필요한 아파트는 물론 도시형 생활주택 자금조달에도 책임분양을 활용할 예정"이라며 "사업 규모 등에 따라 분양률이 30~80%를 밑돌면 시공사가 책임분양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한화건설은 서울 문정동 오피스텔 '송파 한화 오벨리스크' 시공권을 확보하면서 PF 지급보증 대신 49% 책임분양을 계약했다. 분양률이 30%에 머물면 19%를 사들이는 조건이다. 100% 분양으로 책임분양 의무에서 벗어났다.
삼성중공업도 경기도 '용인 포곡 쉐르빌' 아파트 469가구를 분양하면서 60% 책임분양제를 도입했다. 분양대금의 최대 60%인 976억원을 부담하는 내용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용인 외에도 여러 사업에 책임분양 계약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건설업계의 이 같은 움직임은 사업 완료 때까지 우발채무 위험을 져야 하는 PF 대출 지급보증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견건설사 및 저축은행의 PF 부실 대출이 드러나면서 PF 지급보증을 줄이려는 노력이 나타나고 있다"며 "책임분양제가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배창성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책임분양제는 시공사가 더 많은 책임을 진다는 측면에서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면서도 "구조적으로만 논의되던 자금유동화를 건설사들이 현실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