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ㆍ부산 주택면허 1호 장수경영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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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입ㆍ신기술 개발이 비결
동익, 수익으로 사업부지 투자
동원, 3면 발코니 '맞춤형 설계'
서울 · 부산 주택면허1호 업체인 동익건설과 동원개발이 주택공급을 늘리고 있다. 보수적 경영을 통해 확보한 탄탄한 유동성이 기반이다. 분양시장 침체로 건설면허 1호인 삼부토건마저 법정관리에 내몰리는 상황에서 공급을 확대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동익건설은 1976년 서울에 동익건축사사무소를 설립한 박성래 동익건설 회장(68)이 2년 후 세운 업체다. 동원개발은 1975년 회사를 만든 장복만 회장(69)이 1978년 주택면허를 받았다. 동익건설은 35년간 '미라벨'이란 브랜드로 수도권에서 아파트 7000여가구를 공급했다.
수익의 대부분은 사업부지 확보에 사용한다. 여유를 갖고 택지를 마련해야 땅값 부담도 줄이고 분양가도 낮출 수 있어서다. 연말쯤 선보일 김포신도시 부지도 10여년 전에 확보한 땅이다. 분양 가능성이 안정적인 택지지구 매입도 적극적이다. 최근 공급했던 남양주 별내지구 미라벨도 입지조건이 좋아 대형 평형 일부를 빼고는 모두 팔렸다.
동원개발은 '로얄듀크'를 브랜드로 쓰고 있다. 동익건설보다 공급물량이 많다. 창립 이후 첫 공급한 단지부터 모두 번호를 매겨 관리하고 있다. 지금까지 영남 · 충청권 62곳,수도권 10곳 등에서 4만여가구를 공급했다. 육영재단(통영동중 · 제일고 · 양산대학)과 동원문화장학재단도 운영 중이다.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56%로 재무구조가 튼튼하다.
현재 청약 중인 정관신도시는 72번째 단지다. 정관신도시 동원로얄듀크는 1차 1028가구 청약을 접수 중이며,다음달 2차 1249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모든 세대에 3면 발코니 신평면을 적용했다. 공사비는 더 들지만 사용 면적은 동일 평형대 아파트보다 4~7평형 더 넓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또 십자형 단지 설계로 조망권을 확보하고 채광과 통풍이 원활토록 했다. 이들 업체의 특징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이자 부담이 큰 자금을 쓰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빌딩 등 고정자산을 담보로 한 은행대출과 사내에 쌓아둔 이익 잉여금 등 유동성을 활용해 아파트 개발사업을 벌여왔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청구 우성건설 우방 라이프주택 등 내로라하는 중견 건설업체들이 경영난을 겪을 때도 꿋꿋하게 버텼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도 견뎌냈다.
박 회장은 "시행 · 시공 · 금융사들의 무리한 부동산 개발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대출을 불러왔다"며 "항상 불황에 대비해야 품질유지와 기업생존이 보장된다"고 강조했다.
장 회장은 "주택 사업은 황금알을 낳는 사업이 아니다"며 "보수적 사업판단과 체질화된 내실경영,끊임없는 신기술 개발 없이는 장기 생존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주택 품질 유지에도 이들은 보수적인 원칙을 고집하고 있다. 눈에 띄는 인테리어나 트렌드를 모방하기보다는 골조 수도관 난방배관 공용시설 조경 외관 등 기본 시설에 돈과 공을 들이는 것도 비슷하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관계자는 "대부분 중견 건설사들이 경영난에 빠졌지만 동익건설과 동원개발은 보수적인 경영을 토대로 주택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공급물량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