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태양전지사업 원점 재검토" 지시

삼성전자 '태양광 기술력 한계' 판단
양산 보류 결정…합작 등 사업구조 전환
삼성그룹이 미래 5대 신수종사업으로 추진해온 태양전지 사업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2년 넘게 태양전지 개발에 매달렸는데도 국내외 경쟁사를 앞설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판단에서다. 이건희 회장이 재검토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삼성은 태양전지 사업을 전자에서 떼어내 다른 계열사로 넘기거나 별도 합작 법인을 설립해 사업을 주도하게 하는 방안 등에 대한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맡고 있는 태양전지 개발 작업을 잠정 중단하고 사업 타당성과 기술 경쟁력 확보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그룹 총괄조직인 미래전략실에서 지난달 이런 지침을 마련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2009년부터 태양전지 사업을 준비했는데 아직까지 성과가 없고,셀 광변환 효율이 예상과 달리 낮게 나오는 등 기술적 한계에 봉착한 것으로 듣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은 2~3년 전부터 태양광을 미래 신수종사업으로 정해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태양전지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은 삼성정밀화학,태양전지 셀 · 모듈은 삼성전자,태양광 발전은 에버랜드와 삼성물산이 나눠 맡는 수직 계열화를 추진 중이다. 이 가운데 핵심인 태양전지 셀 · 모듈은 삼성전자가 LCD사업부 내에 광에너지사업팀을 꾸려 준비해왔다. 2009년 9월 기흥사업장에 태양전지 연구 · 개발(R&D) 라인을 만들었고 올 2월에는 태양전지 모듈 시제품도 선보였다. 작년 5월 그룹 차원에서 태양전지 분야에 2020년까지 6조원을 투자해 매출 10조원을 올린다는 청사진을 마련했다. 그러나 기술 경쟁력에서 앞서지 못하는 데다 중국,미국,유럽 기업들이 태양전지 시장을 선점하는 등 어려움에 빠지면서 2년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삼성은 태양전지 사업 타당성을 재검토한 뒤 추진 주체를 바꾸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관계자는 "삼성전자에서 계속 추진하는 방안,정밀화학 · 물산 · 에버랜드 등 다른 계열사로 넘기는 방안,새로운 합작사를 세우는 방안 등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며 "곧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명/김현예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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