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교수의 경제학 멘토링] 이자율, 환율, 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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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은 위험도가 같으면 더 높은 수익률을 향해 움직인다. 이자율은 자본수익률을 대표하는 지표다. 그런데 자본이 더 큰 이익을 찾아서 국경을 넘어갈 때는 나라 간 이자율의 차이뿐만 아니라 환율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1996년 한국은 230억달러의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했고 이 규모는 당시까지 사상 최대였다. 경상수지가 이처럼 나빠졌던 것은 그해 말 환율이 달러당 844.2원으로 원화가 너무 고평가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고평가 상태가 꽤 오래 유지돼 왔던 만큼 환율은 결국 오르고 말 터였다.
당시 국내 주가는 크게 내린 상태였기에 보유 주식을 팔면 거액의 투자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그러나 핫머니들은 손해를 만회하기 위하여 기다릴 경우 더 높아진 환율로 환전해야 함을 알았다. 최종 수익금을 달러로 거둬들여야 하는 핫머니들은 좀 손해를 보더라도 지금 파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 핫머니들이 주식투자의 손실을 감수하고 철수하면서 외화보유액은 더 빨리 줄어들었고 우리 경제는 결국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맞았다. 실제로 환율은 1997년 12월24일 달러당 1964.8원까지 치솟았다. 상품의 수출입이나 서비스의 거래에서도 환율은 주요변수다. 한국의 수출업자는 수출상품의 생산비용을 원화로 지불하고,수출대금으로 받은 달러화를 원화로 환전한 돈을 최종 판매수입으로 얻는다. 그러므로 원화표시 수출가격이 생산단가를 웃돌아야 수출채산성이 보장된다. 환율이 하락해 원화가 평가절상되면 달러표시 수출가격을 인상해야 원래의 원화표시 수출가격을 유지할 수 있다. 만약 달러표시 수출가격을 인상하지 못하면 채산성이 나빠지기 때문에 수출이 감소한다. 달러표시 수출가격을 인상하면 국산 수출품에 대한 외국인들의 수요가 줄기 때문에 수출은 역시 감소한다. 이것이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 감소에 대한 설명이다.
생산원가의 상승도 비슷한 결과를 불러온다. 원가가 오를 때 제품가격이 따라 오르지 않는다면 채산성이 나빠져서 전반적인 생산이 위축된다. 생산원가의 상승은 보통 국내의 전반적 물가상승으로 이어지므로 내수부문의 생산은 지속된다. 그러나 환율이 그대로인 가운데 수출부문에서 원화표시 수출가격이 오르려면 달러표시 수출가격을 그만큼 올려야 한다. 결국 수출 감소를 감수해야 한다. 국내 물가상승이 수출을 위축시키는 원리는 원화의 평가절상,즉 환율하락의 경우와 똑 같다.
이승훈 < 서울대 경제학 명예교수 >
당시 국내 주가는 크게 내린 상태였기에 보유 주식을 팔면 거액의 투자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그러나 핫머니들은 손해를 만회하기 위하여 기다릴 경우 더 높아진 환율로 환전해야 함을 알았다. 최종 수익금을 달러로 거둬들여야 하는 핫머니들은 좀 손해를 보더라도 지금 파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 핫머니들이 주식투자의 손실을 감수하고 철수하면서 외화보유액은 더 빨리 줄어들었고 우리 경제는 결국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맞았다. 실제로 환율은 1997년 12월24일 달러당 1964.8원까지 치솟았다. 상품의 수출입이나 서비스의 거래에서도 환율은 주요변수다. 한국의 수출업자는 수출상품의 생산비용을 원화로 지불하고,수출대금으로 받은 달러화를 원화로 환전한 돈을 최종 판매수입으로 얻는다. 그러므로 원화표시 수출가격이 생산단가를 웃돌아야 수출채산성이 보장된다. 환율이 하락해 원화가 평가절상되면 달러표시 수출가격을 인상해야 원래의 원화표시 수출가격을 유지할 수 있다. 만약 달러표시 수출가격을 인상하지 못하면 채산성이 나빠지기 때문에 수출이 감소한다. 달러표시 수출가격을 인상하면 국산 수출품에 대한 외국인들의 수요가 줄기 때문에 수출은 역시 감소한다. 이것이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 감소에 대한 설명이다.
생산원가의 상승도 비슷한 결과를 불러온다. 원가가 오를 때 제품가격이 따라 오르지 않는다면 채산성이 나빠져서 전반적인 생산이 위축된다. 생산원가의 상승은 보통 국내의 전반적 물가상승으로 이어지므로 내수부문의 생산은 지속된다. 그러나 환율이 그대로인 가운데 수출부문에서 원화표시 수출가격이 오르려면 달러표시 수출가격을 그만큼 올려야 한다. 결국 수출 감소를 감수해야 한다. 국내 물가상승이 수출을 위축시키는 원리는 원화의 평가절상,즉 환율하락의 경우와 똑 같다.
이승훈 < 서울대 경제학 명예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