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 선진시장 이번엔 편입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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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물밑접촉 나서…지수사용문제 협의 중
한국 증시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 시장에 편입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MSCI바라 측은 최대 관건이었던 지수사용권 문제를 놓고 최근 물밑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결과가 주목된다.
MSCI지수는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자회사 MSCI바라가 작성,발표하는 글로벌 주가지수다. 한국 증시는 대만 러시아 중국 등과 함께 신흥국(emerging market) 시장으로 분류돼 있다. MSCI바라는 매년 6월 시장별 편입국가를 결정한다. 지난해 6월엔 국내 시장의 원화 교환 제약,외국인 투자시스템 경직성 등을 이유로 선진 시장에 편입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경쟁지수인 FTSE선진국지수가 2009년 국내 증시를 편입한 만큼 MSCI선진국지수 편입 역시 시기의 문제로 보고 있다.
선진국지수에 편입되면 외국인 투자가 더 활성화될 수 있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도 크다. 거래소는 영문 공시 서비스를 제공하고 결제 시한을 앞당기는 등 MSCI 측의 요구사항에 맞게 제도를 개선해왔다는 점에 희망을 걸고 있다. 거래소 시장총괄팀 관계자는 "지난 3월 글로벌 투자자 대상으로 국내 투자 불편사항을 듣는 등 관행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외국인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는 점도 지수 편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장 큰 걸림돌은 지수사용권 문제다. 거래소 시장정보팀 관계자는 "국내외 지수사업자 5개사는 거래소와 시세정보 이용계약을 맺고 국내 지수를 상업적 용도로 활용하기 전에 사전승인을 거치고 있다"며 "반면 MSCI가 사전승인 제도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어 문제"라고 설명했다. MSCI가 국내 증시에 기반한 지수선물이나 옵션 등을 해외에 상장할 경우 해외시장에 유동성을 뺏길 수 있다는 경계심리가 거래소에 깔려 있다. 그는 "MSCI가 MSCI대만지수를 활용한 선물을 싱가포르에 상장한 후 대만 파생시장의 유동성 절반이 싱가포르로 유출됐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거래소와 MSCI 측이 지수의 사전승인제 문제를 협의 중이라 결론이 나는 대로 대응할 방침"이라며 "정부는 아직 선진지수 편입과 관련해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미 글로벌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펀드들은 한국 주식을 사왔기 때문에 MSCI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