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중국법인 순익 1조 시대] 비관론 뒤로한 MK의 '뚝심'…내년 143만대 체제

발빠른 현지화로 中서 성공
현대차가 중국 진출에 나설 무렵 '기술만 빼앗기고 말 것이다''중국은 컨트리 리스크(country risk)가 너무 크다' 등의 비관론이 적지 않았다. 경영진 가운데도 반대 의견이 많았다. 시민단체와 일부 학자들은 "국내 제조업 공동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주변의 우려를 특유의 '뚝심'으로 돌파한 뒤 현지공장 건설을 밀어붙였다. 그는 '쇠뿔도 단김에 빼야 한다'는 결단으로 2002년 말 10만대 규모의 베이징 제1공장을 세운 뒤 곧바로 생산능력을 30만대로 늘렸다. 현대차가 중국에서 글로벌 메이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된 것은 현지화 전략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신만수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디자인을 새로 바꾸거나 옵션을 변경하면서 중국인 취향에 맞는 모델을 내놓으며 문화적 코드에 발빠르게 대응했다"고 평가했다. 현대차는 한국에서 생산되는 모델을 그대로 만들지 않고 엔진과 플랫폼만 남겨 놓고 중국모델로 개조했다. 2008년 출시된 첫 중국 특화 모델인 아반떼 '위에둥(悅動)'이 대표적이다.

위에둥은 중국인이 좋아하는 유럽형 스타일에 크고 화려한 중형차 이미지를 강조했다. 차체 길이와 넓이,높이가 기존 아반떼XD는 물론 경쟁차인 도요타 코롤라보다 크다. 이름도 중국식으로 붙였고 차체 컬러도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붉은색을 추가했다. 박심수 고려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중국시장이 넓고 수요가 다양한 점을 감안해 차종을 다양화시킨 전략도 적중했다"고 진단했다.

중국사업이 장밋빛 일색은 아니다. 신 교수는 "중국 정부가 토종 업체를 키우는 정책을 강하게 펴고 있다"며 "향후 5~6년 뒤 시장 환경에 큰 변화가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