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또 급락…세계증시 충격

원자재 가격 널뛰기 이어져…코스피 PR매물 폭탄 43P ↓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해 엇갈린 지표가 나올 때마다 원유 귀금속 곡물 등 상품 시장이 급등락을 거듭하면서 세계 증시가 방향성을 잃고 출렁이는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상품 시장이 대세 하락에 접어들었다는 우려와 일시적 조정이라는 전망이 맞서면서 투자자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 원유(WTI) 6월물은 5.67달러(5.5%) 급락한 배럴당 98.2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는 지난주 15% 급락에 이어 주초 5% 이상 반등했으나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특히 휘발유 선물은 하루 제한폭인 갤런당 25센트 급락해 휘발유 · 원유 · 난방유 선물 거래가 5분간 멈추는 '서킷 브레이커'(일시 매매정지)까지 발동됐다. 휘발유는 결국 7.6% 폭락한 갤런당 3.12달러에 장을 마쳤다. 지난주 휘발유 재고가 30만배럴 줄었을 것이라는 예측과 정반대로 130만배럴이나 늘었다는 소식에 투자자들이 투매에 나섰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함께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부각되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이자 금(-1.0%) 은(-7.7%) 등 귀금속과 밀(-4.97%) 설탕(-4.25%) 옥수수(-4.24%) 등 주요 곡물값도 동반 하락했다.

글로벌 증시도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미국 다우지수는 장중 183포인트 추락했다가 장 막판 낙폭을 130.33포인트(1.02%)로 줄였다. 12일 코스피지수는 43.98포인트(2.03%) 떨어진 2122.65에 마감됐다. 지난 3월15일(-2.40%)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이날 옵션 만기일을 맞아 프로그램(PR) 순매도가 역대 최대인 1조6812억원을 기록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이효근 대우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상품 시장은 수급의 미세한 변화에도 크게 출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