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Estate] 도시형 생활주택 다양한 평면으로 변신…수익형 부동산 큰 장 선다

전용 30㎡이상 칸막이 허용, 별도 침실 설치 가능해져
1인용 주거시설서 2~3인 가구 소형 주택으로
택지지구 단독주택 규제 완화, 임대사업 수요자 관심 늘어

서울 등 도심권에 1~2인 가구용으로 공급되는 소형 주택인 도시형 생활주택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비교적 작은 규모의 자금을 투자해 직장인이나 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세를 놓아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어 노후 대비용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정부가 5 · 1 대책을 통해 도시형생활주택도 전용 30㎡ 이상에는 칸막이를 허용하면서 그동안 주로 공급돼 온 원룸형 외에 다양한 평면개발 경쟁이 본격할 전망이다. 칸막이를 허용하면 별도의 침실을 둘 수 있어 주거여건이 한층 좋아지게 된다. 국토해양부는 조만간 주택법 시행령을 개정,시행할 예정이다. ◆붕어빵 '원룸',화려한 변신경쟁

무엇보다 도시형 생활주택이 획일적인 원룸 형태에서 벗어나 다채로운 모습을 띨 수 있게 된다. 1인 가구의 대표적인 주거시설로 불리던 도시형 생활주택이 2~3인 가구의 실주거 목적으로도 쓰일 수 있게 바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원룸형 도시형 생활주택의 경우 전용면적이 12~50㎡로 세대별로 독립된 주거가 가능하도록 욕실과 부엌을 설치하되 욕실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하나의 공간으로 구성해야 했다. 특히 전용면적 20㎡ 이하는 1가구2주택에 해당되지 않아 획일적인 초소형 원룸만 시장에 공급되는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했다.

예를 들어 도시형생활주택 100가구를 공급하면 전용면적 20㎡ 이하가 전체 공급가구의 90%를 웃도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단순히 주택임대사업자들을 위한 투자상품에 그쳤다는 얘기다.

김대원 한미글로벌 마케팅 과장은 "전용면적 50㎡에도 방이 없다 보니 큰 규모의 주택을 짓는 게 사실상 원천 봉쇄돼 있었다"며 "원룸 일색의 도시형 생활주택이 도시 슬럼화를 낳는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주택 평면 다양해질 듯

도시형생활주택에 침실을 설치할 경우 대학생이나 직장인,신혼부부 등 수요자 별로 상품을 차별화할 수 있게 된다. 더욱이 주택내부 공간을 수평은 물론 수직으로도 활용할 수 있게 돼 다양한 공간 구성과 평면을 꾸밀 수 있게 된다.

서용식 수목건축 대표는 "일본에서 유행하고 있는 콤팩트 맨션 개념이 국내에서도 활용 가능하게 됐다"면서 "초소형 원룸만 공급되던 국내 도시형 생활주택의 품질과 주거 만족도가 한 단계 올라설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본의 경우 원룸주택은 공급과잉으로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 반면 침실을 갖춘 '콤팩트 맨션'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전용면적 50㎡ 이하의 콤팩트 맨션은 다락방 형태(1.5m 높이)의 복층 구조로 설계돼 업무와 주거생활을 한 공간에서 분리해 볼 수 있는 구조다. 국내에서도 칸막이 설치가 가능해지면서 선진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1층과 2층의 면적이 똑 같은 복층 구조를 지을 수 있게 됐다.

서 대표는 "앞으로 중층이나 복층구조의 도시형 생활주택도 건립할 수 있게 돼 다양한 수요층이 생겨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택지개발지구 내 단독주택에 대한 층수제한 완화 및 가구 수 규제 폐지도 도시형 생활주택 공급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정부는 5 · 1 대책을 통해 택지개발지구 내 신규지구는 사업시행자가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통해 층수 제한을 완화해 주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블록형 단독주택용지는 층수가 종전의 2층에서 3층까지 올릴 수 있고 점포겸용 단독주택은 현행 3층에서 4층까지 높여 지을 수 있게 된다. 블록형 택지는 1가구,점포겸용은 3가구로 돼 있던 가구 수 제한도 폐지된다.

이렇게 되면 단독주택용지를 분양받거나 매입해 이곳에 도시형생활주택을 여러 채 지을 수 있어 임대사업을 원하는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질 전망이다.

◆서울시 소형주택 공급 활성화도 한 몫


서울시가 1~2인 가구를 겨냥해 올해 안에 주택 3만가구를 늘리기로 했다는 발표도 도시형 생활주택 공급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서울시는 앞서 지난해 말 '주택수급 안정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2020년까지 전용 50㎡ 이하의 소형주택을 10년간 매년 3만가구씩 총 30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가이드라인을 이미 제시한 바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파트 일변도의 주택공급에서 탈피해 도시형 생활주택 등 주거유형을 다양화하고 갈수록 늘고 있는 1~2인 가구 수요에 맞는 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수요자들의 관심도 뜨겁다. 한국경제신문이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전국 주요 지방 대도시를 돌며 개최한 '한경 부동산투자 설명회'에는 2000여명이 방문한 가운데 도시형생활주택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전문가들은 부산지역의 경우 부산대와 가까운 금정구 일대에 원룸 수요가 많을 뿐만 아니라 수도권에 비해 가격도 비싸지 않아 도시형생활주택 같은 수익형 부동산이 유망하다고 진단했다.

◆대학가 인근 등 분양 잇달아

서울에서도 도시형생활주택 공급이 잇따를 전망이다. 서울 대방동에서는 총 141가구 규모의 도시형 생활주택 '아데나339'가 6월 분양을 앞두고 있다. 중랑구 상봉동에서도 '마이바움' 106가구가 다음달 선보인다.

강동구 성내동에서 16일 분양한 '강동큐브'의 경우 지하철 5호선 강동역과 길동역 사이 역세권에 들어서는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강남권 접근성이 좋아 직장인들의 관심이 높다. 현대백화점과 이마트,홈플러스,2001아울렛 등 쇼핑시설과 강동성심병원,경희대부속병원,서울아산병원 등의 의료기관이 가깝다.

인근 직장인들의 수요에 맞춰 전 평형대가 소형으로 구성됐고 빌트인 가전,다목적 주민편의시설,옥상정원,무인택배시스템,보안시스템 등이 제공된다. 입주는 2013년 2월로 예정돼 있다. 인천 주안역앞에 미진주택건설이 시공한 미진 도시형생활주택은 공급면적이 20㎡ 이하이며 지상 1층~지상10층 건물로 이미 준공된 원룸형 도시형생활주택이다. 한미글로벌도 서울대입구역 인근에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로 구성된 '마에스트로 캠퍼스타운'을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15층 1개동으로 건설된다. 분양면적은 28.43㎡~31.38㎡형 117가구다. 2012년 9월 입주예정이다. 서울대입구역이 걸어서 3분 거리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