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토론토거래소 합병도 보호주의 장벽에 부딪히나

加대형은행·연기금 컨소시엄, 4조원에 TMX그룹 인수 나서
국경을 뛰어넘는 인수 · 합병(M&A)을 통한 '증권거래소 대형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미국과 호주에 이어 캐나다에서도 보호주의가 거래소 M&A의 변수로 떠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캐나다 대형 은행들과 연기금들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토론토증권거래소를 운영하는 TMX그룹을 35억8000만캐나다달러(4조377억원)에 인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14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컨소시엄에는 토론토-도미니언은행,노바스코샤은행,캐나다임피리얼상업은행,캐나다내셔널은행 등 캐나다 4대 은행이 참여했다. 퀘벡저축투자금고(CDP),FTQ연대펀드,앨버타투자매니지먼트 등 다수의 연기금도 포함됐다. TMX그룹은 앞서 지난 2월 런던증권거래소를 운영하는 LSE그룹과 합병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후 캐나다 정치권과 기업,은행들은 "LSE그룹이 합병 회사의 지배주주가 돼 토론토증권거래소에 대한 통제권이 영국으로 넘어간다"며 공공연히 반대 의사를 피력해왔다.

캐나다 컨소시엄이 제시한 인수 가격(주당 49캐나다달러)은 LSE그룹과의 합병시 TMX그룹의 기업가치(주당 39캐나다달러)에 프리미엄을 더한 수준이라고 WSJ는 전했다.

국내 민족주의 정서가 거래소 간 글로벌 M&A의 발목을 잡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통합을 목전에 뒀던 싱가포르거래소(SGX)의 호주증권거래소(ASX) 인수는 호주 국민과 정치권의 반발로 지난달 합병 계획이 무산됐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유로넥스트와 독일 도이체뵈르제의 합병 건도 또 다른 미국 거래소 업체 나스닥이 뛰어들며 국가 대항전으로 비화됐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