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니, 파스텔 색으로 젊어질 것"

● '색채의 마법사' 伊 미소니 CEO

올 가을컬렉션서 20·30대 겨냥…캔디핑크 등 소녀풍 니트 첫 선
"한국 패션피플 많아 주목"
"브랜드를 좀 더 젊게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것이 특징입니다. "

아버지의 뒤를 이어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미소니를 운영하고 있는 비토리오 미소니 최고경영자(CEO · 51 · 사진)는 "올 가을 · 겨울 컬렉션에서 유난히 파스텔톤을 많이 선보인 것은 좀 더 낮은 연령대도 입을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 주말 싱가포르에서 개막한 '아시아패션익스체인지'의 시작을 알리는 미소니 패션쇼가 끝난 직후 만난 미소니 CEO는 "예전부터 미소니는 아시아 시장을 중요하게 여겨왔지만 특히 동아시아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휴양지이기 때문에 얼마나 더 매력적인 제품을 내놓느냐가 이곳에서의 성공을 가늠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시아 시장은 그 의미를 더 이상 강조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시아패션익스체인지 행사는 오는 22일까지 열린다.

이번 미소니 쇼를 챙기기 위해 미소니 CEO는 물론 그의 여동생이자 수석 디자이너인 안젤라 미소니가 직접 싱가포르를 찾았고,3대째 디자이너로서 대를 잇게 될 안젤라의 딸 마르게리타도 함께 참석했다.

미소니는 지그재그 패턴과 니트 소재로 유명하다. 빨강 노랑 녹색 등을 조화시킨 50여가지의 화려한 색을 지그재그,스트라이프 등 7000여개의 기하학적 무늬로 표현해내 패션업계에선 '색채의 마법사'라고 불린다. 미소니 CEO는 이날도 지그재그 무늬의 무채색 와이셔츠를 입었다. 이번 패션쇼에서 미소니는 캔디핑크,레몬옐로 등 파스텔톤으로 재무장했다. 핵심 아이템인 니트 소재는 여전했지만,20~30대도 입을 수 있는 소녀풍 색감의 옷을 선보였다. 헐렁하고 풍성한 풀오버 상의에 롱드레스,앙증맞은 베레모 모두 파스텔톤의 니트로 만든 제품이 주를 이뤘다.

미소니 CEO는 "한국인 중에서 이상봉 디자이너도 알고 있다"며 "한국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패션 피플이 많은 나라이고 굉장히 트렌드에 민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소니는 창업주이자 비토리오의 아버지인 오타비오 미소니가 만든 니트 의류로부터 1953년 출발했다. 미소니 CEO가 마케팅과 경영을,남동생인 루카가 직물 부문장을 맡고 있다. 그는 "가족경영은 장점도 단점도 있기 마련"이라며 "가치와 자존심의 전승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서로 의견 일치를 보기 어려울 때도 많다"고 전했다. 2007년 전문경영인 마시모 가스파리니를 영입했지만,여전히 가족경영에 기반을 둔 채 미소니 CEO가 많은 부분을 결정하고 있다.

싱가포르=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