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사·제일모직, 동유럽서 '슈퍼 플라스틱' 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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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車 제조사 수요 늘며 현지공장 본격 가동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의 동유럽 공략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른바 슈퍼플라스틱이라 불리는 EP(엔지니어링 플라스틱)가 주무기다. 지난 3월 삼양EP헝가리가 상업 생산을 시작한 데 이어 다음달엔 제일모직이 100% 출자한 삼성케미칼헝가리가 가동에 들어간다.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한 국내 전자업체와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이 이들 업체의 주요 타깃이다. LG화학,호남석유화학 등 다른 EP업체들도 이 지역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G화학·호남석유화학도 유럽시장 진출 검토
◆제일모직도 5월 상업 가동16일 헝가리 야스베리니에 있는 삼양EP헝가리 공장. 올 들어 첫 해외 출장에 나선 김윤 삼양사 회장이 이곳을 찾았다. 삼양EP헝가리는 삼양사가 1000만유로(154억원)를 들여 지난 3월25일 준공한 EP 컴파운드 업체다.
이곳에서 생산된 제품은 삼성전자슬로바키아(SESK),삼성전자헝가리(SEH)와 LG전자 폴란드 공장에 LCD(액정표시장치) TV 및 패널용으로 공급된다. 한 해 1만t을 생산하는 규모로 회사는 향후 2만t 이상으로 증설할 계획이다.
제일모직도 수도인 부다페스트에서 서쪽으로 50㎞ 떨어진 타타바냐에 지은 연산 2만2000t 규모의 신공장이 다음달부터 가동을 시작한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지난해 완공한 연 6000t 규모의 중국 톈진공장과 함께 중국 및 유럽 시장에서 실시간 공급체계를 갖추게 됐다"며 "현지 트렌드에 대한 대응력을 높여 전략 시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에서 직접 공급
국내 유화업체들이 유럽 현지 생산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국내 전자업체들의 판매량 확대에 따른 결과다. 삼성전자의 유럽지역 LCD TV 판매량은 2006년 375만대 수준에서 2008년 1000만대를 넘긴 뒤,지난해엔 1538만대까지 늘어났다. 지난해 5311만대였던 유럽 LCD TV 시장 규모는 2014년 7108만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30% 안팎인 현재 점유율을 유지할 경우 삼성전자의 판매량은 2000만대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유럽 지역 물량은 역내인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전량 공급하고 있다"며 "향후 유럽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생산량이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삼양사 관계자는 "현지에 물량을 충분히 받아줄 수요처가 확보되면서 공장 건설을 추진하게 됐다"며 "유럽 지역 자동차 업체들로 시장을 넓힐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중국,미국 등에도 동반 진출해
EP란 금속을 대체할 수 있는 고기능성 플라스틱으로 다양한 첨가제가 들어간 컴파운드 제품은 각종 용기류,문구류 등 생활소재에서부터 LCD TV 등 정보기술(IT) 제품,자동차용 경량소재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분야에 사용되고 있다. 국내 1위인 LG화학은 EP컴파운드를 전북 익산과 중국 톈진 및 광저우에서 한 해 16만t을 생산하고 있다. 호남석유는 지난달 미국 앨라배마주 어번시 남부테크노파크에 생산법인 HPM앨라배마를 설립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