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부채 법정 한도 도달…투자 억제 조치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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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부채가 법정 한도에 도달했다.미국이 오는 6월 계획대로 양적완화를 끝내기로 한 데다 정부 적자가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감안하면 미국 경제의 긴축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재무부는 16일 “연방 정부의 부채가 법정 한도인 14조2940억달러에 도달했다”며 “이에 따라 투자 억제를 위한 조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이날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인 해리 리드 의원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국의 신뢰도를 보호하고 국민이 겪을 수 있는 재앙을 막기 위해 채무한도를 증액해 달라”고 거듭 요청했다.재무부는 의회가 당장 채무한도 증액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예치해둔 현금 1000억달러를 동원하고 2000억달러 규모의 특수목적 차입을 일시 중단하는 등 기존 보유 재원으로 8월 2일까지는 만기가 돌아오는 국채를 상환할 수 있지만,그때까지 부채 한도가 증액되지 않으면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일각에서 4000억달러 상당의 금과 800억달러어치의 석유 등 보유 자산을 매각하는 방안도 제기되고 있지만 현실성이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게 됐다.앞서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부채 한도를 높이지 않을 경우 ‘제2의 리먼 사태’가 닥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그는 “시한 내에 차입 한도를 늘리지 못하면 재정적자가 악화되고 대출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며 “최악의 시나리오로 금융 시스템이 또 와해되면 리먼 사태 때처럼 매우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채권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국채 3개월물 금리는 연0.02%로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미국 국채 6개월물 금리는 연0.07%였다.이안 린젠 CRT캐피탈그룹 정부채권전략가는 “미국 정부 부채가 한도에 도달한 것은 미국 국채 금리를 눈에 띄게 낮추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반면 채무한도 증액을 결정할 수 있는 의회는 느긋한 입장이다.외신들은 채무한도 증액안이 7월 중 의회에서 처리될 것으로 전망했다.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내년 회계연도에 대폭적인 지출 삭감 방안이 제시되지 않는 한 채무한도 증액에 찬성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
미국 재무부는 16일 “연방 정부의 부채가 법정 한도인 14조2940억달러에 도달했다”며 “이에 따라 투자 억제를 위한 조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이날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인 해리 리드 의원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국의 신뢰도를 보호하고 국민이 겪을 수 있는 재앙을 막기 위해 채무한도를 증액해 달라”고 거듭 요청했다.재무부는 의회가 당장 채무한도 증액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예치해둔 현금 1000억달러를 동원하고 2000억달러 규모의 특수목적 차입을 일시 중단하는 등 기존 보유 재원으로 8월 2일까지는 만기가 돌아오는 국채를 상환할 수 있지만,그때까지 부채 한도가 증액되지 않으면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일각에서 4000억달러 상당의 금과 800억달러어치의 석유 등 보유 자산을 매각하는 방안도 제기되고 있지만 현실성이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게 됐다.앞서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부채 한도를 높이지 않을 경우 ‘제2의 리먼 사태’가 닥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그는 “시한 내에 차입 한도를 늘리지 못하면 재정적자가 악화되고 대출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며 “최악의 시나리오로 금융 시스템이 또 와해되면 리먼 사태 때처럼 매우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채권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국채 3개월물 금리는 연0.02%로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미국 국채 6개월물 금리는 연0.07%였다.이안 린젠 CRT캐피탈그룹 정부채권전략가는 “미국 정부 부채가 한도에 도달한 것은 미국 국채 금리를 눈에 띄게 낮추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반면 채무한도 증액을 결정할 수 있는 의회는 느긋한 입장이다.외신들은 채무한도 증액안이 7월 중 의회에서 처리될 것으로 전망했다.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내년 회계연도에 대폭적인 지출 삭감 방안이 제시되지 않는 한 채무한도 증액에 찬성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