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뽀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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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보다 무서운 곶감'이라고들 했다. '호랑이가 왔다'고 해도 울음을 멈추지 않던 아이가 '곶감 봐라' 하자 뚝 그쳤다는 데서 유래된 얘기다. 지금은? 부모나 유아원 선생님이 돌보기 힘든 아이도 '뽀로로' 앞에선 금세 다소곳해진다고 한다. 곶감보다 힘센 뽀로로다.
뽀통령(뽀로로 대통령)이란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닌 셈이다. 뽀로로는 조종사 모자와 고글을 쓴 펭귄이다. 날개가 있어도 날지 못하는 펭귄에게 조종사의 꿈을 입힌 것.2003년 6월 교육방송(EBS)을 통해 첫선을 보인 유아용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의 주인공이다. '뽀롱뽀롱 뽀로로'는 아이코닉스가 기획하고 오콘 · SK브로드밴드 · EBS가 공동 제작한 풀 3D 애니메이션이다. 얼음나라 숲속 마을에 사는 호기심 많은 뽀로로가 요리 좋아하는 루피,노래 잘하는 해리,발명가 에디,꼬마 크롱 등 친구들과 함께 펼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다.
국내 유아만 꽉 잡고 있는 게 아니다. 프랑스 국영방송 TF1 방영 당시 시청률(4~10세) 41%를 기록했고,2007년엔 알자지라에서도 방송되는 등 세계 110여개국에 수출됐다. 지난해 캐릭터 로열티 수입은 120억원,캐릭터상품 누적 매출액은 8300억원에 달했다. 이대로 가면 미국 애니메이션 캐릭터'곰돌이 푸우'의 인기를 따라잡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할 정도다.
'뽀로로 신드롬'의 가장 큰 요인으론 처음부터 유아(2~5세)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이 꼽힌다. 유아의 집중력 발휘 시간이 기껏해야 7분이란 연구 결과에 따라 회당 시간을 5분으로 확 줄인 것.최소 10분인 당시 애니메이션과 전혀 다른 전략이었다. 인형극인'텔레토비'와 달리 컴퓨터그래픽으로 제작,표현도 다양화했다. 뽀로로의 영향력과 인지도가 어디까지 확대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미국 생쥐'미키마우스'는 1929년 탄생된 뒤 변함없는 인기로 연간 6조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37세 일본 고양이'키티'또한 초등학생부터 30대를 아우르는 수요층을 형성,1조3000억원의 연매출을 올린다.
미키마우스와 푸우,키티의 인기는 성장하고도 그들에 대한 사랑을 잃지 않게 만드는 꾸준한 관리와 다양한 캐릭터 상품 개발,테마파크 운영에 따른 지속적인 관심 유도 등의 결과다. 뽀로로의 인기가 유아에 머물지 않고 전 세계 10~20대로 확산될 수 있을지 여부는 그같은 관리에 달렸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뽀통령(뽀로로 대통령)이란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닌 셈이다. 뽀로로는 조종사 모자와 고글을 쓴 펭귄이다. 날개가 있어도 날지 못하는 펭귄에게 조종사의 꿈을 입힌 것.2003년 6월 교육방송(EBS)을 통해 첫선을 보인 유아용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의 주인공이다. '뽀롱뽀롱 뽀로로'는 아이코닉스가 기획하고 오콘 · SK브로드밴드 · EBS가 공동 제작한 풀 3D 애니메이션이다. 얼음나라 숲속 마을에 사는 호기심 많은 뽀로로가 요리 좋아하는 루피,노래 잘하는 해리,발명가 에디,꼬마 크롱 등 친구들과 함께 펼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다.
국내 유아만 꽉 잡고 있는 게 아니다. 프랑스 국영방송 TF1 방영 당시 시청률(4~10세) 41%를 기록했고,2007년엔 알자지라에서도 방송되는 등 세계 110여개국에 수출됐다. 지난해 캐릭터 로열티 수입은 120억원,캐릭터상품 누적 매출액은 8300억원에 달했다. 이대로 가면 미국 애니메이션 캐릭터'곰돌이 푸우'의 인기를 따라잡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할 정도다.
'뽀로로 신드롬'의 가장 큰 요인으론 처음부터 유아(2~5세)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이 꼽힌다. 유아의 집중력 발휘 시간이 기껏해야 7분이란 연구 결과에 따라 회당 시간을 5분으로 확 줄인 것.최소 10분인 당시 애니메이션과 전혀 다른 전략이었다. 인형극인'텔레토비'와 달리 컴퓨터그래픽으로 제작,표현도 다양화했다. 뽀로로의 영향력과 인지도가 어디까지 확대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미국 생쥐'미키마우스'는 1929년 탄생된 뒤 변함없는 인기로 연간 6조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37세 일본 고양이'키티'또한 초등학생부터 30대를 아우르는 수요층을 형성,1조3000억원의 연매출을 올린다.
미키마우스와 푸우,키티의 인기는 성장하고도 그들에 대한 사랑을 잃지 않게 만드는 꾸준한 관리와 다양한 캐릭터 상품 개발,테마파크 운영에 따른 지속적인 관심 유도 등의 결과다. 뽀로로의 인기가 유아에 머물지 않고 전 세계 10~20대로 확산될 수 있을지 여부는 그같은 관리에 달렸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