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핀·태양전지…'스트롱 코리아'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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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전문가 10만명 설문…100대 유망 기술 선정그래핀 · 탄소나노튜브(CNT) · 초미세폭 3차원 반도체 등이 국내 연구진이 주도적으로 개발할 수 있고 향후 발전 가능성이 큰 '기초연구 미래 100대 유망분야'로 꼽혔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과학논문인용색인(SCI)급 논문 등을 대상으로 피인용 상위 1% 논문 분석을 진행하면서 관련 학회 및 전문가 추천을 받아 유망 연구분야 278개를 추렸다고 17일 밝혔다. 이후 산 · 학 · 연의 이공계 전문가 약 10만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수행해 100대 분야를 최종 선정했다. 물리학 분야에서는 국내 연구진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고 있는 그래핀 · 탄소나노튜브 등 저차원 탄소나노물질 등 10개가 꼽혔다. 교과부는 "그래핀 등은 독특한 물리적 물성으로 인해 기존 전자소자 산업을 뒤바꿀 만한 다양한 응용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관련 기술 연구는 현재 국내 연구진 가운데 홍병희 성균관대 교수팀이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효율 양자점 태양전지도 선정됐다. 현재 실리콘 기반 태양전지는 제조비용이 많이 들고 효율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어 차세대 태양전지인 화합물반도체 태양전지 등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대표적인 게 양자점(나노미터 크기의 반도체 결정체) 태양전지다. 여기에는 갈륨비소(GaAs),인듐비소(InAs) 등이 들어 있어 실리콘과 게르마늄으로는 구현할 수 없는 다양한 기능이 기대되고 있다.
입자물리 분야도 선정됐다. 최근 입지가 결정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 들어설 중이온가속기도 사실 입자물리학의 핵심 시설이다. 입자를 끝없이 쪼개다 보면 물질의 새로운 특성이 계속 발견될 뿐 아니라,우주의 생성 비밀에도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이다. '투명인간'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메타물질(자연계 굴절률과 달리 음굴절률을 갖는 합성물질), 초전도 신소재 등도 포함됐다. 수학 분야에서는 조합론,알고리즘 및 최적화이론과 암호 · 부호학 등이 선정됐다. 편미분방정식과 이미징은 비파괴검사 · 의료영상 등 분야에서 해결되지 않은 난제를 풀기 위해 선정됐다.
생명 · 의약학 분야에선 줄기세포 기술을 토대로 당뇨 심혈관 신경계질환 등 각종 질환을 치료하는 기술들이 주로 선정됐다. 특히 재생의학이나 난치병 치료 등에서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는 역분화줄기세포(유도만능 줄기세포)가 눈에 띈다. 역분화줄기세포는 몸에서 떼어낸 체세포에 유전적 변형을 가해 생체 시계를 거꾸로 돌려 배아줄기세포와 유사한 분화능력을 가진 줄기세포를 인공적으로 만든 것이다.
◆ 그래핀graphene.인류가 만들어낸 최초의 '2차원 결정체'.현존하는 물질 중 가장 단단하고 얇은(약 0.2㎚) 물질로 알려져 있으며 상온에서 열 전도율이 가장 좋고 구리보다 전류밀도(단위면적당 전자를 보낼 수 있는 양)가 100만배 이상 높다. 휘거나 비틀어도 깨지지 않아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원천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