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스토리] "VIP 넘어 VVIP 위해" 럭셔리 리뉴얼 경쟁

특급 헬스클럽의 또 다른 진화

차움·반얀트리에 자극…호텔들 앞다퉈 고급화
근골격 재활·알코올 디톡스 등 메디컬 서비스 도입

특급호텔들이 멤버십 피트니스센터를 놓고 치열한 업그레이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피트니스센터가 단순히 운동만 하는 곳이 아니라 '도심 속 리조트'와 '사교 공간'으로 부각되면서 소유주들이 초우량 고객(VVIP)을 유치하기 위해 최고급 시설을 갖추는 데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신식 스파와 수영장 시설,라운지 등을 고급스럽게 차별화한 공간과 서비스 구현이 포인트다.

호텔들의 피트니스 고급화 경쟁에 불을 댕긴 것은 차병원그룹이 지난해 9월 서울 청담동에 '안티에이징 라이프센터'를 표방하며 문을 연 '차움'과 세계 최고급 리조트 · 호텔 브랜드 반얀트리그룹이 작년 6월 남산 국립극장 인근에 개장한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이다. 회원제로 운영하는 차움은 특급호텔을 능가하는 피트니스 시설에 첨단 의료 서비스를 접목했다. '프레코 시라인' 등 100여종의 최고급 운동기구를 갖추고 전문 트레이너와 10년 경력의 간호사,베테랑 영양사 등이 팀을 이뤄 개인별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국내 최고급 피트니스센터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은 피트니스센터와 함께 대규모 야외 수영장과 골프연습장,테니스장 등을 갖춘 게 특징.지난해 문을 열었지만 2007년부터 회원 모집에 들어가면서 국내 호텔들을 바짝 긴장시켰다. 차움과 반얀트리의 회원 가입비는 각각 1억7000만원과 1억3000만원으로 2000만~8000만원대에 거래되는 특급 호텔 회원권 가격보다 훨씬 높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피트니스센터 '시티 애슬레틱 클럽'을 4개월간의 확장 · 리뉴얼 공사를 마치고 18일 재개장한다. 요가 에어로빅 등 단체 운동을 하는 에어로빅 스튜디오와 필라테스(동양의 선,서양의 양생법 등을 접목한 신체단련 운동) 스튜디오를 신설했다. 체력 상태를 측정하는 '근 · 골격 재활 트레이닝 장비'(CSMI)도 호텔 최초로 도입했다. 3층에 있던 비즈니스센터 등을 1층으로 옮기고,층 전체를 수영장과 스파 라운지 등으로 채웠다. 윤환근 리뉴얼TF팀 부장은 "예전보다 한층 쾌적하게 꾸몄으며 회원들이 운동은 물론 친교를 도모할 수 있는 라운지 등 커뮤니티 공간을 늘렸다"고 말했다.

앞서 인터컨티넨탈서울코엑스 그랜드하얏트 더플라자 등 주요 호텔들도 최근 3~4년 사이에 스파를 신설하거나 피트니스센터를 대대적으로 넓히는 등 리뉴얼을 끝냈다. 더플라자는 스파 신설과 함께 의사가 상주하며 '알코올 디톡스' 등을 해주는 메디컬 프로그램을 도입해 회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서울 신라호텔도 '국내 최고급 피트니스 시설'을 목표로 리뉴얼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비좁고 낡은 수영장을 어떻게 바꾸느냐가 '최고급화'의 관건"이라며 "전체적인 컨셉트를 확정하지 못해 언제 리뉴얼을 시작할지는 미정"이라고 전했다. 특급호텔 피트니스 멤버십 회원들은 대한민국 상위 1%의 '이너서클'로 불린다. 회원이 되려면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회원권을 구입하고 수백만원대의 연회비를 부담할 만한 재력을 갖춰야 할 뿐 아니라 피트니스클럽 운영위원회의 엄격한 '입회' 심사를 거쳐야 한다. 특급호텔들은 이들 '특별한 손님'을 위한 시설 · 서비스 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다른 호텔에 비해 못하다'는 소문이라도 나면 회원이 이탈할 뿐만 아니라 호텔 평판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며 "최상위층 고객을 많이 상대하는 호텔 오너들이 피트니스클럽에 높은 관심을 쏟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