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동 "산은지주는 우리금융 인수 희망자 중 하나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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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강력한 후보 존재"김석동 금융위원장(사진)은 "산은금융지주는 우리금융지주 인수 희망자 중 하나일 뿐"이라고 17일 말했다.
'특혜 시비' 차단 해석도
김 위원장은 이날 한 행사에 참석해 "시장에는 우리금융 인수를 희망하는 강력한 후보들이 존재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전부터 우리금융 인수 후보로 산은지주 이야기가 나오고 결론났다고 해서 저희도 난감하고 어이없어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산은이 우리금융을 인수하려면 시장에서 경쟁하고 최고의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또 "산은은 다른 금융회사와 달라 희망한다고 해서 (인수전에) 들어갈 수 있는 기관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산은에 대한 감독당국으로 있고 감독당국도 판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산은 민영화 추진 이행점검위원회에서 제반 사항을 살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산은지주가 주장하고 있는 '메가뱅크'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솔직히 우리금융과 산은이 합친다고 메가뱅크가 되겠느냐"며 "산은은 점포가 70개뿐"이라고 말했다. 또 "산은은 민영화의 길을 가야 한다"며 "언제 얼마만큼의 주식을 누구한테 팔 것인가는 조금 더 검토가 돼야 하며 어떤 그림도 그려 놓은 게 없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한 해석은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KB금융 신한금융 등 다른 금융지주회사들도 털어놓고 얘기하지는 않지만 우리금융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때문에 산은지주가 인수전에 뛰어든다고 해서 인수를 장담할 수는 없다는 원론적 측면을 설명했다는 진단이다. 다른 하나는 김 위원장이 재무부 관료 선배인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을 배려,의도적으로 산은을 평가절하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다른 금융지주들은 우리금융에 관심이 없거나 능력이 없어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런데도 '산은이 인수 희망자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함으로써 산은에 대한 특혜 시비 등을 원천 차단하려는 포석을 깔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금융 측은 자회사 일괄 매각에 대해서는 '당연한 결정'이라고 반겼다. 우리투자증권과 광주은행 경남은행 등 자회사를 쪼개 팔면 매각 과정이 복잡해지는 데다 민영화 이후 지주회사 자산도 줄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그러나 산은지주의 인수전 참여 가능성에는 우려를 표시했다.
조재길/류시훈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