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규제 30년 '풍선효과'] 수도권에서 가장 가깝고 票 얻으려 정책지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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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만 웃었다…왜 충남인가기획재정부 조사 결과 2004년 이후 5년간 지방 이전 기업 1782개사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853개사(48%)가 천안 아산 등 충남 · 북 지역으로 옮겼다. 충남 · 북 지역으로 이전한 기업들 중 3분의 2 이상이 충남 지역을 선택한 것으로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수도권을 떠나는 기업들이 충남에 몰리는 이유는 지리적 접근성 때문이다. 충남 지역에 공장을 둔 한 대기업 관계자는 "우리나라 경제활동의 대부분이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된 상황에서 수도권을 멀리 벗어나서는 사업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수도권을 규제하면 기업 입장에선 결국 수도권과 가장 가까운 곳으로 내려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방 이전 기업들이 특정 지역으로 몰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 작년 말 지원제도를 뜯어고쳤다.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전할 경우 세제 지원을 강화해 7년간 법인세와 소득세를 전액 면제하고 이후 3년간 50% 감면해주는 것이다.
기존에는 수도권 인접 지역이나 비인접 지역에 상관없이 5년간 면제,이후 2년간 50% 감면해줬다. 새로운 제도는 작년 3월부터 시행됐다. 하지만 아직은 효과가 없다. 정부 관계자는 "비인기 지역으로 기업을 분산시키기 위해 인센티브를 내놓아도 별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선거 때마다 표를 얻기 위해 충청 지역에 정책적 지원을 집중한 것도 충남의 '풍선효과'를 유발한 주요 원인이라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