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욱 칼럼, "상한가매매 최상의 장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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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강, 상한가매매 최상의 장세
버블 장세의 붕괴는 잔인하다. 2001년 IT버블의 붕괴가 그랬고 2008년 글로벌 금융 붕괴가 그랬다.
그러나 붕괴 직전까지의 버블 장세는 트레이더에게 있어 가장 매력적인 시장이다. 2005년부터 2007년 가을까지가 그랬다. 당시, 10배 이상 폭등한 종목만 해마다 10개 이상 탄생했다. 심지어 현대중공업은 25,000원에서 550,000원까지 무려 20배나 폭등했다.
무슨 잡주도 아니고, 현대중공업 같은 초우량 기업이 20배나 폭등한다는 게 어디 말이나 되는가. 이렇듯 버블 장세는 먹을 게 너무 많다. 다만 버블 붕괴 전에는 반드시 탈출해야 하니까 가치주 투자자나 장기 투자자는 해당사항이 없다.
당신이 트레이더라면 버블 장세를 즐겨라. 그리고 더 이상 지수 바닥을 잡으려는 노력을 포기하라. 바닥 장세는 트레이더에게 리스크만 잔뜩 준다. 만약, 누가 나에게 지금의 지수를 1,000P와 1,500P, 이 둘 중에 선택하라면 나는 어떠한 망설임도 없이 지수 1,500P 를 선택할 것이다. 당신도 그럴 수 있어야 진정한 트레이더이다.
주식 투자를 하다 보면, 때로는 보유 종목도 없는데 지수가 상승할 때가 있다. 이때 결코 투덜대지 마라. 더 나은 기회가 당신을 기다릴 것이다. 자신의 종목이 있든 없든 지수는 상승해야 새로운 기회가 생긴다. 시장이 강해야 급등주도 많고, 테마도 쉽게 형성되는 법이다.
버블은 항상 문제다? 이 말을 믿지 마라. 이는 트레이더 경험이 없는 기자들, 그리고 업력이 짧은 애널들이 지어낸 얘기에 불과하다. 그들은 버블 장세에 자신의 돈으로 어떠한 거래도 한 적이 없다. 그러니 이런 장세가 얼마나 달콤한지 결코 알 수가 없다.
지수가 20일 이평선과 60일 이평선을 동시에 깔고 앉는 장세가 상한가 매매에 있어 최고의 장세다. 2005년, 그리고 2007년이 그런 장세였다. 이렇듯 두 개의 강력한 지지 이평선을 확보한 구간은 버블 장세로 봐도 무방하다.
이런 장세는 풍부한 유동성으로 인해 대기 매수세가 활발히 유입되는데, 그 덕분으로 트레이더들의 웬만한 실수는 거의 용서가 된다. 예를 들어 손절 기준을 이탈한 종목도 들고 있다 보면 슬그머니 제자리를 찾아온다. 하락장에선 꿈도 못 꿀 행운이다. 이렇듯 실수도 덮어지는 장세가 버블장이어서 초보도 손쉽게 수익이 난다.
2005년부터 2007년은, 국내 증시 역사상 86년~88년 이후, 최고의 버블 장세였다. 당시에 거래 일수의 80% 이상이 20일선과 60일선의 지지를 동시에 받았다. 정말 상한가, 급등주 트레이더에게는 그때가 최고의 르네상스가 아니었나 싶다.
그러나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고 했던가. 2007년이 끝나고 2008년이 들어서자 최악의 버블 붕괴가 이루어지며 국내 증시 역사상 최악의 국면을 보여주고 있다.
2008년 10월에는 불과 한 달 만에 1,500P에서 900P까지 붕괴되기도 했다. 2009년 해가 바뀌기 전까지, 2008년 6월부터 단 한 차례도 상기 조건인 20일선, 60일선 지지를 만족시키는 구간은 탄생하지 않았다.
그런데 사상 최악의 폭락 구간인 그 6개월 동안, 개인들은 주식을 3조 원어치나 샀다. 반면에 외국인들은 무려 22조 원어치의 주식을 팔고는 시장을 떠났다.
2009년 들어서자 20일선과 60일선이 살아났다. 외국인들이 1월 한달 간 1조 원어치를 순매수한 덕택이었다. 거의 반년 만에 처음이었다. 시장이 살아나자 급등주들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시장의 주도 테마인 풍력 관련주들의 경우, 1월 한달 간 평균 50% 이상 오르며 개인 투자자들을 시장으로 끌어 들였다.
시장이 이렇듯 꿈틀대자 알앤엘바이오는 개 복제 성공 소식으로 단기간에 200% 상승했고, LED 관련주인 서울반도체, 루멘스 등은 쉽사리 따블을 기록했다. 한편 대한펄프는 M&A 재료를 안고 한달 만에 300%나 뛰어오르기도 했다. 20일선, 60일선이 살아나면서 바야흐로 상한가 장세가 도래한 것이다.
호재가 먹히는 장세가 상한가 장세다. 그런 장세를 정확히 규정짓기 어려워서 상한가 개수를 정했다. 정답이야 없겠지만 경험적으로 코스닥에서 상한가 20개를 넘으면 호재가 먹히는 장세다.
이때 신뢰도를 위해 현재가 500원 미만의 저가주는 제외하는 게 좋다. 아울러 상한가 장세는 점진적으로 상한가 수가 증가해야 한다. 상한가 개수도 추세를 보라는 얘기다. 비록 상한가 수가 20개를 넘었더라도 감소 추세면 상한가 공략은 위험하다. 상한가가 감소하는 장세는 장 막판에 상한가가 풀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상한가 매매자의 경우, 매일 장 종료 후에 상한가 개수를 체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더불어 9시 30분, 10시 등 장중에도 수시로 전일 상한가 개수와 비교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그러면 최근에 상한가 개수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가정하고 예를 들어보자. 전일 9시 30분까지 상한가가 15개였고, 최종 마감 상한가가 40개였다고 가정하자. 그런데 오늘 9시 30분까지 상한가가 20개였다면 앞으로 나올 상한가 개수는 최소 25개는 넘을 것이 예상된다.
이런 예측은 매우 중요하다. 오늘 중으로 최소 25개 이상의 상한가가 추가로 탄생한다는 얘기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상한가에 가장 근접한 종목 5개 정도를 잡으면 그 중 최소 3종목은 상한가를 먹는다는 얘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