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가상승 충격' 日·中의 3배

국제유가 상승이 국민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10년여 만에 2배가량 커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8일 '유가상승에 따른 경제적 부담 및 변화추이'란 보고서에서 유가가 10% 상승할 때 국내총생산(GDP) 대비 구매력 감소분은 1990년대 약 0.3%포인트에서 지난해 0.6%포인트로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석유제품의 수요가 늘면서 국제 유가 상승이 국민경제에 미치는 부담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는 의미다. 반면 일본은 지난해 유가가 10% 상승할 때 GDP 대비 구매력이 0.2%포인트,프랑스는 0.16%포인트 각각 감소하는 데 그쳤다. 중국도 2009년 기준으로 0.18%포인트 줄었다.

유가 상승은 고스란히 무역손실로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동석 KDI 선임연구위원은 "유가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한 1990년대 중반까지는 전체 교역조건 악화에 따른 실질 무역 손실 가운데 유가 상승 기여분이 30%에 불과했지만 1990년대 말 이후에는 실질 무역손실 대부분이 유가 상승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이 석유제품의 가격 상승분을 비석유제품 가격에 많이 전가할수록 경제주체 중 가계의 부담이 가장 커졌다. 상승한 석유제품 가격을 100% 비제품석유제품 가격에 반영하면 전체 구매력 감소분의 60%를 가계가 지게 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기업의 부담은 20~25%,정부는 10~15%에 그쳤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재생에너지와 원자력 비중을 늘리고 유가 상승이 에너지 사용의 효율성 제고로 연결되도록 수요도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