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가 만난 고향시장ㆍ군수] "삼성과 선의의 경쟁…송도를 세계적인 바이오밸리로 만들 것"

인천광역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 송영길 인천시장

서정진 회장
서울 가깝고 공항ㆍ항만까지 인천만한 입지는 없더군요
세계시장 최소 5년은 독점

송영길 시장
샐러리맨서 성공신화 쓰는 기업인 많이 나와야 국가발전
규제 완화해 기업 환경 돕겠다
앞만 보고 달려온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그들에게 고향은 뭘까? '추억의 공간''마음의 안식처''미래를 비추는 또 다른 거울' 등 다양한 의미 속엔 공통점이 있다. 무한경쟁 속에서 흔들릴 때마다 자신을 지탱해준 힘이란 점이다. 그래서 그들은 또 다른 꿈을 가슴에 품는다. 언젠가는 고향에 보답하겠다는 마음을 다지면서.

한국경제신문은 'CEO가 만난 고향 시장 · 군수'라는 기획섹션을 마련했다. CEO들이 간직한 고향에 대한 애착과 자긍심을 소개하고 성공담을 고향 발전에 접목해 보자는 취지에서다. 다양한 경영경험을 가진 CEO와 지역 발전을 책임진 지방자치단체장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면서 고향의 어제와 오늘,그리고 내일을 조망하는 내용이다. 바이오 황제주(株)로 등극한 셀트리온의 서정진 회장(54)과 송영길 인천시장(48)이 최근 송도국제도시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미추홀 빌딩 20층 인천시장 송도 집무실에서 만났다. 서 회장은 송 시장에게 "인천이 동북아 중심 비즈니스 도시를 지향하는 시점이어서 아시아의 경제 축을 인천으로 끌어올 수 있도록 중장기적인 도시발전 미래전략을 세워달라"고 주문했다.

송 시장은 "평범한 샐러리맨에서 굴지의 기업 오너로 성공신화를 써가고 있는 서 회장님 같은 분들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규제완화 등 친기업적인 정책을 적극 내놓겠다"고 화답했다.

▼서정진 회장=저는 충북 청주에서 태어났지만 인천 제물포고교에 입학하면서 인천이 제2의 고향이 됐습니다. 송 시장님은 언제 인천과 인연을 맺게 됐습니까. ▼송영길 시장=저도 고향은 전남 고흥입니다. 연세대 총학생회장으로 반군사독재 학생운동을 주도하다 1984년 수감됐습니다. 반년 만에 풀려나 그해 선퍼니처 가구를 만드는 인천 선창산업과 부평 대우자동차에서 노동자로 일하면서 인연을 맺었죠.

▼서 회장=저는 1974년 인천에 올라와 고교시절을 보낸 뒤 줄곧 인천에서 생활했습니다. 이후 한국생산성본부에서 대우그룹 컨설팅을 해주고 있을 때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의 추천으로 34세 때 부평 대우자동차 경영혁신팀 상임고문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1999년 대우차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결정으로 실업자가 됐다가 2002년 송도에서 셀트리온을 설립했지요. 살면서 느낀 건데 제2의 고향인 항구도시 인천엔 특유의 냄새와 맛이 있어요. 그렇지 않습니까?

▼송 시장=인천의 맛은 짠맛이죠.아니면 자장면 맛이라고나 할까요. 자장면이 인천에서 처음 만들어졌거든요. 차이나타운의 '공화춘'이라는 중국집에서 바쁜 항구 노동자들이 빨리 말아 비벼 먹을 수 있도록 만든 것이라고 하네요. 인천에선 매년 이맘때 자장면 축제가 열립니다. 자장면 축제는 인천의 축제지요. ▼서 회장=최근 삼성이 송도에 바이오단지 설립을 결정했습니다. 삼성 유치는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송 시장=세종시가 계기가 됐죠.지난해 7월 기업도시로 만들겠다는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이 무산됐을 때 인천시가 삼성과 협상을 시작했습니다. 초기에는 삼성 유치 가능성이 거의 없었지만 10개월간 꾸준히 협상하다 보니 서로 이견을 좁힐 수 있었습니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특허기간이 만료된 의약품) 생산으로 지난해 1809억원의 매출에 1084억원의 순이익을 일궈낸 송도의 대표적인 기업입니다. 셀트리온이 생산시설을 지을 때는 허허벌판이었을 텐데 어떻게 송도를 염두에 뒀나요.

▼서 회장=제가 바이오 사업을 구상 중이었던 2001년엔 사업장을 어디에 둘지 결정하기 위해 전국을 구석구석 다녀봤습니다. 그때 인천국제공항이 착공 중이었는데 공항배후도시로서 인천만큼 좋은 곳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항만을 끼고 있는데다 서울과도 가까워 비즈니스 입지로는 송도가 최고지요. ▼송 시장=삼성그룹이 바이오 제약시설을 이달 말 셀트리온 근처에서 착공하는데 어떻게 생각합니까.

▼서 회장=셀트리온과 삼성은 경쟁상대가 아닙니다. 세계 시장은 규모가 큽니다. 셀트리온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우리가 먹을 시장은 한계가 있습니다. 삼성과 선의의 상생경쟁을 펼칠 것입니다. 삼성의 바이오 제약시설이 들어서면 이곳은 바이오밸리로서 시너지를 낼 수 있습니다.

▼송 시장=공정경쟁을 통해 기업들이 상생할 수 있도록 인천시가 적극 나서겠습니다. 셀트리온 등 국내 바이오 기업의 세계 경쟁력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요.

▼서 회장=현재의 바이오시밀러 생산시설과 시스템으로도 5년은 세계 시장 독점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 같은 시설과 생산 시스템을 갖추려면 3년이 걸리고,시설을 갖췄더라도 적어도 2년간 각국의 의약품 안전기준을 맞춰야 하니까요. 따라서 2015년까지 우리 회사와 경쟁할 수 있는 회사도 없을 겁니다.

▼송 시장=서 회장님과 강덕수 STX그룹 회장 같은 샐러리맨 출신들이 도전정신으로 세계적인 기업을 일궈내는 사례가 많아야 대한민국 경제가 역동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인천시도 지속적인 규제완화를 통해 기업들이 사업하기 편하고,창업하기 수월한 곳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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