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증자주의보…母기업 주가 '발목' 잡나

자금 수혈 못하면 신용등급 영향 "SKㆍ코오롱건설도 증자 임박"
효성 추가지원에 진흥기업↑
효성이 진흥기업에 175억원의 추가 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다른 대기업 계열 건설사들도 자금을 지원받을 전망이다.

효성은 19일 "채권단과 진흥기업이 워크아웃에 대한 조율을 끝냈으며 조만간 신규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효성은 진흥기업에 725억원을 투입한 데 이어 조만간 175억원을 추가로 지원할 계획이다. 이 영향으로 이날 진흥기업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효성도 전날보다 0.89%(400원) 오른 8만1800원에 마감됐다. 유영국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채권단과 진흥기업이 오는 24일 이전에 워크아웃에 합의할 전망"이라며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효성에 반영된 진흥기업 관련 대손상각액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진흥기업 외에 대기업 계열 건설사들도 자금 수혈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이 대기업 계열사에 대한 우대 관행을 개선해 개별 기업의 채무 상환 능력을 기초로 신용평가를 진행하고 있어서다. 건설사들로선 모기업의 실효성 있는 자금 지원이 있어야만 신용등급을 제대로 받을 수 있다. 극동건설(1000억원)과 두산건설(3000억원)을 비롯한 건설사들이 최근 잇달아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증권가에서는 SK건설과 코오롱건설 등도 조만간 유상증자를 실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자금 조달을 마친 건설사들 역시 내년 이후 추가로 자금 조달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건설은 5000억원을 조달했지만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 차입금과 프로젝트 파이낸싱(PF)만 2조2098억원에 달한다"며 "주택경기가 눈에 띄게 호전되지 않는 한 내년에도 상당한 규모의 자금 수혈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건설사들에 자금을 지원해야 할 기업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효성이 이날 반등했지만 진흥기업에 지원한 돈을 언제 상환받을지 모르는 점은 부담"이라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두산건설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2182억원을 지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