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委가 라면스프 성분까지 분석하겠다니…"

식품업계, 리뉴얼 제품값 편법인상 조사에 반발
"가격 결정·마케팅권 침해"…공정위 "상시 감시"
공정위가 기존 제품을 고급화한 '프리미엄','리뉴얼' 가공식품의 편법 가격 인상 여부에 대한 조사를 지난달 시작한 이후 식품업계의 반발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원재료값 상승과 고급 재료 사용,용량 증가 등은 고려하지 않은 채 편법 가격 인상이라는 잣대만 들이대며 기업들의 정당한 영업활동을 방해하고 있다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상시 모니터링 체제 구축공정위가 조사를 벌이고 있는 가공식품은 농심의 '신라면 블랙',롯데제과의 '월드콘 XQ',LG생활건강의 '조지아 에메럴드 마운틴(캔커피)' 등 3개다. 현장 조사를 통해 각 기업으로부터 이미 제품 성분 자료 등을 확보했다. 내달 중순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공정위가 처벌 기준으로 삼는 것은 두 가지다. 먼저 프리미엄이나 리뉴얼 제품에 추가한 원재료가 광고에 비해 현저히 적거나 제품 용량을 잘못 표시했을 경우 허위광고 표시로 제재할 방침이다. 그 다음이 프리미엄 제품에 새로운 효능이 있는지 여부를 따지는 효능 분석이다. 공정위는 우골 첨가로 얼큰한 설렁탕 맛을 내고 라면의 이상적인 영양 균형 비율을 맞췄다는 '신라면 블랙'의 성분 분석을 한국소비자원에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단체와 연계해 프리미엄,리뉴얼 제품의 가격 인상을 모니터링하는 상시 감시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물가불안 심리를 틈타 편법적이고 우회적으로 가격을 올리는 식품업체들의 부당한 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처벌 기준 모호

업계는 공정위 조사로 영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 식품회사 관계자는 "정부가 정당한 가격 인상을 변칙 인상으로 여론을 몰아가며 기업을 부도덕한 집단으로 몰아붙이고 있다"며 "신제품을 내놓는다고 해서 기존 오리지널 제품을 단종하는 것도 아니고,오히려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히는 효과가 있다"고 반박했다.

다른 식품회사 관계자는 "가격 인상이 정당하냐 여부는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판단하는 것"이라며 "신라면 블랙이 기존 제품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가격에도 판매 신기록을 세우며 호응을 얻는 것만 보더라도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그만큼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공정위가 내세우고 있는 프리미엄,리뉴얼 제품의 처벌 기준도 논란이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용량이나 성분을 제조원가 측면에서만 들여다보는 것도 문제"며 "제품 효능 기준도 소비자마다 느끼는 정도가 다를 수 있어 제재 기준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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