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임금 상승 '악순환' 우려…기준금리 최소 4% 이상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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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올해·내년 경제 전망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2일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성장'보다 '물가 안정'에 초점을 맞췄다. 반면 성장률과 관련해선 지난해(6.2%)보다 낮지만 잠재성장률(4%대 초반)에 수렴하는 양호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KDI는 이날 보고서에서 소비자물가가 "공급 측 상승요인에 수요 측 요인까지 가세하며 높은 수준의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제 원자재값 상승에서 비롯된 물가상승 압력이 경제성장에 따른 총수요 증가와 결합,각종 서비스 부문으로 파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물가-임금의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위기로 눌려 있던 근로자 임금이 경기 회복과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에 힘입어 한꺼번에 오를 경우 물가상승 압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KDI는 가능성이 낮기는 하지만 이보다 상황이 악화되는 비관적 시나리오를 가정하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5%에 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신석하 KDI 연구위위원은 "현재 잠재성장률이나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기준금리가 최소 4% 이상은 돼야 한다"며 "금리 인상이나 경제성장에 따른 환율 인상은 용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KDI는 그러나 성장률과 관련해선 "잠재성장률 수준의 안정적 성장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거시정책의 목표를 성장잠재력을 초과하는 수준의 경제성장률 달성에 두면 물가와 재정건전성 측면에서 상당한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사실상 정부에 '성장률 목표를 내리라'고 권고한 것이다.
KDI는 국내 경제가 내수는 ‘양호한수준’이며, 수출은 ‘견실한 증가세’를 보일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소비ㆍ투자지표는 작년 하반기 때 발표한 전망치보다는소폭 내렸다. 올해 총소비 증가율은 종전 4.3%에서 3.6%로,설비투자는 8.5%에서 6.9%로,건설투자는 3.4%에서 -0.9%로 낮아졌다.
재정정책에 대해서는 거시경제 여건이 정상화됨에 따라 재정건전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KDI는 강조했다. 재정지출은 경제 부문 지출 비중을 줄여 복지지출 소요 증가에 대응하는 한편 최근 빠르게 증가하는 복지와 연구 · 개발(R&D) 지출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미국 영국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국들은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이 줄었지만 한국은 오히려 늘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저축은행의 부실 처리 방안으로는 조속한 구조조정과 함께 예금보험제도 및 금융감독제도 개혁 필요성을 제시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