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병해충을 잡아라] '無病長樹' 푸른 숲…산림청이 뛴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방제활동을 펴 우리 산림을 건강하게 지킨다. '

유엔(UN)이 인정한 모범 조림국인 우리나라의 잘 가꾸어진 산림자원을 병해충으로부터 안전하게 보존하기 위한 산림청의 총력 방제전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 병해충으로 인한 피해는 특히 지구 온난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어느 때보다 심각해지고 있어 이를 예방하기 위한 사전 방제활동은 초미의 관심사다. 우리나라 산림 병해충은 무려 2300여종에 이른다. 이 가운데 산림에 직접 피해를 입히는 병해충은 파리목 딱정벌레목 등 20여종을 포함,300여종에 달한다. 1960년대에는 전체 산림의 15%인 100만㏊가 병해충의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지속적인 방제활동 결과 1980년대 50만㏊,제2차 치산녹화계획에 따라 병해충 방제를 본격 시작한 1990년대 이후에는 연간 약 30만㏊로 크게 줄었다.

지난해에는 산림 병해충 예찰 및 방제 분야에서 사상 최대 성과를 거두어 1957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인 22만5000㏊에 그쳤다. 이 가운데 소나무재선충병 피해목은 가장 피해가 심했던 2005년(56만그루)에 비해 97%나 감소한 1만6000그루에 불과했다.

이명수 산림청 산림병해충과장은 "2013년까지 산림 병해충의 대표 격인 소나무재선충병 완전 방제를 목표로 고사목과 감염목 예찰 · 방제에 총력을 쏟은 결과"라며 "1988년 최초 발생했던 부산 동래구와 강원도 및 충북 전역이 청정지역으로 지정되는 등 완전 방제에 대한 가능성을 열었다"고 밝혔다. 산림 병해충 방제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요인은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특별법' '산림보호법' 제정 등 산림청의 방제 제도 확립 노력과 늘어난 방제 예산(2003년 397억원→2010년 997억원)의 적기 투입 △일선 피해 현장의 적극적인 방제활동 △앞선 방제기술이 삼위일체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소나무재선충병 솔잎혹파리 병 솔껍질깍지벌레병 참나무시들음병 등의 4대 병해충에 대해서는 발생지역 리 · 동 단위별 특별관리체계에 따른 세부이력 종합관리와 함께 병해충의 생활사를 고려한 맞춤형 방제는 물론 선제적 예방 정책을 추진,철통 같은 대비책을 세웠기 때문이다.

특히 2007년부터 실시한 입목의 생장 여건과 매개충의 생활사 및 지역 · 현장 특성 등을 고려한 맞춤형 복합 방제는 병해충 발생을 현격하게 감소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에 따라 2006년 39만㏊였던 전체 병해충 발생 면적이 2010년에는 절반 가까이로 대폭 감소(22만5000㏊)하는 성과를 거뒀다.
산림청은 앞으로 산림 병해충 피해를 전체 산림면적의 3% 미만으로 감소시켜 산림 생태계의 건강성을 유지해 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2020년까지 예찰 · 방제를 위한 장기 정책을 수립,시행 중이다. 주요 해충별 '맞춤형 방제전략'을 적용하는 동시에 산림 병해충의 약 63%를 차지하는 소나무류 병해충 방제에 역점을 기울일 예정이다.

소나무류 병해충 가운데 가장 피해가 큰 소나무재선충병은 2013년까지 283억원의 사업비를 투입,완전 방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처음 도입한 소나무재선충병 완전 방제 대책사업은 5450㏊에 국비 115억원을 들여 매개충의 서식지까지 원천 봉쇄하는 등 재선충 척결을 위한 단호한 의지가 담긴 시책이다.

아울러 올해 솔잎혹파리병 172억원(1만5795㏊),솔껍질깍지벌레병 14억원(1만3275㏊),참나무시들음병에 55억원(55만그루)을 각각 투입해 4대 병충해에 대비할 계획이다. 이 밖에 꽃매미 미국선녀벌레 등 특정 지역에 광범위하게 발생해 피해를 입히는 돌발 · 외래 해충을 막기 위해 농림수산식품부 농진청 등 관계기관과 공동 방제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대전=백창현 기자 chbai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