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총리, 마피아에 돈 상납"

조직원이 법정 진술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사진)가 마피아에 정기적으로 돈을 상납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횡령 및 세금탈루,미성년자와의 섹스 스캔들에 관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그는 이번 마피아 연루설로 정치 인생에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23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탈리아 마피아 조직원 중 한 명인 조반니 브루스카는 최근 법정에서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1980년대 초반부터 마피아에게 1년에 30만파운드(5억3000만원)가량을 줬다"며 "이는 그와 가족의 안전을 보장받기 위한 것이었다"고 진술했다. 브루스카는 부패 혐의로 기소된 두 명의 경찰관에 대한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브루스카는 '일 포르코(돼지)'라는 별명으로 유명하며 1992년 '안티 마피아'로 불렸던 조반니 팔코네 판사를 살해한 혐의로 1996년 체포돼 복역 중이다.

브루스카는 "처음에는 마피아 대부인 스테파노 본타데에게 돈을 줬고 1981년 그가 살해당하자 또 다른 조직의 우두머리인 토토 리이나에게 상납했다"며 "돈은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운영하던 사업체에서 나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1960년대 부동산업으로 부를 축적해 현재 언론 기업인 메디아셋과 축구단 AC밀란 등을 소유하고 있다.

리이나는 1993년 검거돼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언제까지 그에게 상납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미성년자 성매매와 위증 교사,2건의 세금 사기 등 총 4건의 재판에 휘말려 있다. 이탈리아 검찰은 베를루스코니 총리를 메디아셋을 통해 3400만달러를 횡령하고 자회사인 메디아트레이드를 통해 세금을 탈루한 혐의로 기소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