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코스피 급락 여파로 15원 급등…1097.9원 마감


환율이 국내 증시와 유로화 급락 여파로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5.1원(1.39%) 급등한 1097.9원에 장을 끝냈다. 환율이 이 거래 수준에서 장을 마친 것은 지난 3월 30일(종가 1104.2원) 이후 7주반 만이다.이날 환율은 장 내내 국내외 증시 하락과 유로화 약세에 상승 압력을 받으며, 지난해 11월 26일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전일종가보다 4.2원 오른 1087원에 출발한 환율은 오전 중에는 1090원 부근에서 제한적인 상승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환율은 장중 국내 증시가 낙폭을 2%대로 늘리고 유로·달러 환율이 1.406달러대까지 추가 하락하자 1090원대 중반으로 올라갔다.

그리스 재정우려에서 비롯한 위험거래 회피 분위기가 국내외 증시와 유로화 환율의 하락 계기로 작용했다. 지난 주말 국제신용평가기관인 피치는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BB+에서 B+를 하향하고 부정적 전망을 부여했다.유로화는 지난 주말 국제 외환시장에서 1.41달러대 초반까지 떨어졌다가 이날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1.40달러 초중반대로 떨어졌다.

장 후반까지 상승폭을 늘려가던 환율은 1098원을 고점으로 기록한 뒤 비슷한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5.79포인트(2.64%) 하락한 2055.71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는 4000억원가량의 주식을 팔아치우며 8거래일째 순매도세를 이어갔다.변지영 우리선물 외환연구원은 "이날 환율 급등은 그동안의 심장 불안심리가 그리스, 스페인 등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재정우려에 터져나온 것"이라며 "상승 압력을 이어간다면 1차 저항선(1095원)을 이미 뚫었기 때문에 1100원이 다음 저항선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 연구원은 "다만 이날 수출업체의 네고물량이 많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환율에 대한 고점 인식이 형성되는 시점에서는 나오지 않았던 네고물량이 쏟아지며 되돌림장을 연출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오후 3시 18분 현재 국제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뉴욕 전장 대비 0.19엔 오른 81.90엔을 나타내고 있으며, 유로·달러 환율은 추가 하락하며 1.4044달러를 기록 중이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