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와 멀어진 파키스탄, 中에 해군기지 건설 SOS

파키스탄이 중국에 해군기지 건설을 요청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 보도했다.

아흐메드 무크타르 파키스탄 국방장관은 이날 FT와의 인터뷰에서 "유수프 라자 길라니 파키스탄 총리가최근 방중 때 남부 항구도시인 과다르에 해군기지를 건설해달라고 중국 정부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과다르 해군기지는 중국 해군의 첫 번째 해외 지원기지가 될 전망이다. 파키스탄의 한 고위 관리는 "해군기지가 건설되면 중국 군함이 정기적으로 정박하게 될 것"이라면서 "중국 군함을 수리하고 정비하는 장소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울 로이초우드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남아시아 안보 전문가는 "중국이 걸프 지역에서 넘어오는 자국의 유조선을 보호하기 위해 정기적인 정찰과 군사훈련을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중국은 자국 에너지 수송로 보호와 아라비아해에서 영향력 확대 등을 위해 파키스탄에 대한 무기 판매와 해군기지 건설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은 최악의 경제난 속에서 상대적으로 값이 싼 중국 무기 수입을 크게 늘리고 있다. 특히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 이후 미국과의 관계가 냉각되면서 이 같은 행보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파키스탄은 최근 중국으로부터 4대의 프리깃함과 헬리콥터를 7억5000만달러(8200억원)어치 사들였다.

한편 파키스탄에서 22일 탈레반 무장세력이 해군기지를 급습,교전이 23일까지 지속됐으며 이 과정에서 12명이 죽고 군용기 2대가 파괴됐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또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지도자인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가 파키스탄에서 숨졌다고 아프간 민영 TV 방송이 이날 보도했으나 탈레반 측은 즉각 부인했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