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 7개 저축은행 3개로 묶어 판다

중앙부산+부산2+도민, 전주+부산, 대전+보해
저축銀 20%가 매물…구조조정 난항 전망도
예금보험공사가 영업정지 중인 부산 등 7개 저축은행을 3개로 묶어 팔기로 했다. 은행과 금융지주회사를 참여시켜 부실 저축은행을 한꺼번에 정리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저축은행업계에선 영업정지 저축은행 외에도 매물로 나와 있는 곳이 10여개에 이르러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부실 저축은행 일괄 매각예보는 부산 부산2 중앙부산 전주 도민 대전 보해 등 7개 저축은행을 자산 · 부채 계약이전(P&A) 방식으로 매각할 계획이라고 23일 발표했다. P&A 방식은 우량 자산과 부채를 제3자에게 넘기고 해당 부실 저축은행은 청산 또는 파산 방식으로 정리하는 것을 말한다.

입찰 참가 자격은 △상호저축은행법상 상호저축은행 대주주 요건을 충족하고 △총자산 2조원 이상 또는 총자산 2조원 이상인 곳이 50%를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컨소시엄이다. 업종에는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예보는 7개 저축은행을 △중앙부산+부산2+도민 △전주+부산 △대전+보해 등 3개 패키지로 구성해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예보 관계자는 "다수 저축은행의 매각 성사 및 시너지 효과에 의한 매각가치 제고를 염두에 뒀다"고 설명했다. 패키지 매각이 무산될 경우 개별 저축은행별로 입찰이 진행된다. 예보는 이달 말까지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한 후 6월 중순부터 약 3주간 실사를 거쳐 7월 중순께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키로 했다. 은행업계에선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등 은행 금융지주회사가 패키지 매각에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예보가 매물로 내놓은 이번 저축은행 인수전에 반드시 참여할 계획"이라며 "다만 구체적인 매각 조건 등은 좀 더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 중 20%가 매물"

금융계에선 영업정지 저축은행이 정리된다 하더라도 저축은행발(發) 금융불안이 해소될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하고 있다. 매물로 나와 있는 저축은행이 워낙 많기 때문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정상 영업을 하고 있는 저축은행 중에서도 10여개가 인수 · 합병(M&A) 시장에 나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영업정지 저축은행을 포함해 전국 105개 저축은행 중 20개가 넘는 회사가 매물인 셈"이라고 말했다. 업계 1위인 솔로몬저축은행은 계열사인 경기솔로몬저축은행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최근 본계약을 추진 중이다. 메리츠종금증권과 미국계 투자펀드인 올림푸스캐피탈홀딩스아시아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은 1000억원 안팎의 가격으로 경기솔로몬을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8% 미만으로 떨어진 일부 저축은행들도 M&A가 논의되고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BIS 비율이 -0.73%인 대영저축은행도 M&A가 진행 중이다. W저축은행도 올해 내 매각이 진행될 전망이다. W저축은행 대주주인 IWL파트너스 고위 관계자는 "사모펀드 만기가 내년이기 때문에 올해 내 매각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보저축은행은 금융당국이 계속 영업을 하지 않을 경우 상호저축은행법 1조 위반으로 인허가권을 회수할 방침이어서 매각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안대규/김일규/조재길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