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놓고 親盧…"정통성 의미 없어" "원칙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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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전대통령 2주기 봉하마을
야권 총집결…故人 추모
"정치는 정체성이지 유행을 따르면 안 된다. "(안희정 충남지사)
"노무현을 사랑하는 국민들이 얼마나 많은데 누가 정통성을 말할 수 있겠느냐."(이광재 전 강원지사)늦은 봄비 속에 노무현 대통령 서거 2주기가 치러진 23일 김해 봉하마을.노 전 대통령의 '좌우' 두뇌로 꼽히던 안희정 충남지사,이광재 전 강원지사 등 친노(친 노무현) 그룹의 얼굴은 어느 때보다 밝았다.
지난 6 · 2 지방선거를 통해 한때 '폐족' 위기에 몰렸던 친노 그룹의 부활을 보여주는 금의환향 자리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차기 대권주자에 대한 친노'간판' 간 의견은 확연히 갈렸다.
지난 21일 서울광장 추모식에서 "가지가 줄기 되면 나무가 자빠진다"며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안 지사에게 "무슨 의미냐"고 물었다. 안 지사는 "정당인의 정체성은 유행에 따를 일이 아니다"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가지론'은 한나라당 출신인 손 대표를 겨냥한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안 지사는 "'가지론'은 당원으로서 정체성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개인적인 소신을 말한 것"이라고 전제한 뒤 "지금 손 대표께서 야권 연대를 위해 민주당을 이끌고 가는 것도 원칙을 지키는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그러나 안 지사의 동지이자 경쟁 상대인 이 전 지사의 생각을 달랐다. 그는 "친노 진영이라는 말은 이제 부적합하다"며 "노무현을 사랑하는 국민들이 얼마나 많은데 누가 정통성을 말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적통을 주장하는 안 지사와는 다른 뉘앙스다.
이와 관련,친노 그룹의 핵심 인사는 "야권 통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어려운 경선에서 승리한 노 대통령의 정신을 이어가는 것이지 정통성을 따지는 것은 좀 그렇지 않느냐"고 말했다. 한편 이날 추도식에는 권양숙 여사와 아들 건호씨 등 유족들을 비롯해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해찬 · 한명숙 전 국무총리 등 친노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등 야 4당 대표들도 자리를 같이했다.
김해=허란 기자 why@hankyung.com